안개에 덮인 타이베이101 빌딩 외관

타이베이, 혼인 후 첫 해외여행

2016년 2월 말, 아내와 함께 대만행 비행기에 올랐다. 혼인 이후 처음 나선 해외여행이었다. 사흘 동안 타이베이 시내를 걸었다.

밤 비행기로 타이베이까지

저녁부터 김해공항 출국장이 붐볐다.

김해공항 세부퍼시픽 탑승구 앞 대기 줄

세부퍼시픽 카운터 앞으로 캐리어를 세우고 줄을 섰다. 출입국관리사무소 표지판 아래로 사람들이 하나둘 게이트를 향해 움직였다. 짐을 부치고 나서야 여행이 시작된 게 실감났다.

타이베이101과 시먼딩의 밤

다음 날 아침부터 타이베이101 주변을 걸었다.

안개에 덮인 타이베이101 빌딩 외관

건물 꼭대기는 구름에 반쯤 잠겨 보이지 않았다. 우산 없이 나선 길이라 걸음이 자꾸 빨라졌다. 도로는 젖어 있고 사람들은 처마 밑으로 몸을 붙였다.

타이베이101 쇼핑몰 내부와 양 조형물

쇼핑몰 안쪽에는 양 조형물이 줄지어 서 있었다. 에스컬레이터 아래에서 아내가 잠깐 걸음을 멈췄다. 대리석 바닥에 조명이 반사돼 로비 전체가 밝았다.

대나무 찜기에 담긴 샤오롱바오

점심은 딤섬집이었다. 대나무 찜기 두 개가 나란히 올라왔다. 얇은 피 사이로 육즙이 비칠 만큼 반투명했다. 젓가락을 대자마자 하나가 터졌다.

새우와 달걀이 올라간 볶음밥

새우볶음밥도 함께 시켰다. 새우 다섯 마리가 밥 위에 가지런히 얹혀 있었다. 곁들여 나온 생강 초절임을 밥 위에 얹어 함께 먹었다.

타이베이101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안개 낀 시내

전망대에 올라가자 도시는 온통 흰빛이었다. 비가 그친 직후라 도로가 젖어 있고 공사 현장의 크레인 두 대가 구름 사이로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유리창에 김이 서려 손으로 한 번 닦아내야 했다.

시먼딩 거리에서 쇠사슬을 두른 탈출 공연자

저녁에는 시먼딩으로 넘어갔다. 왓슨스 간판 아래에서 쇠사슬을 두른 거리공연자가 서 있었다. 비에 젖은 바닥 위로 조명이 번지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우산을 접었다 폈다 했다. 사슬을 하나씩 풀어낼 때마다 주변에서 탄성이 터졌다.

마지막 하루, 짐을 챙기기 전까지

셋째 날은 느지막이 호텔을 나섰다.

유부와 청경채가 든 맑은 탕

점심은 맑은 탕이었다. 유부와 무가 국물에 떠 있고 청경채가 곁들여졌다. 국물 맛이 슴슴해서 한 그릇을 비우고도 속이 편했다.

새우와 부추가 든 딤섬 두 접시

딤섬을 한 번 더 주문했다. 통새우가 통째로 든 것과 부추가 섞인 것, 두 종류였다. 피가 비칠 만큼 얇아 젓가락으로 집을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후추를 뿌린 숙주나물 볶음

숙주나물 볶음이 곁들이로 나왔다. 후추를 넉넉히 뿌린 게 짭짤했다. 접시들 중 가장 먼저 바닥을 보였다.

타이베이 시내 벤치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모습

오후엔 큰길 벤치에 잠깐 앉았다. 아내가 산 음료를 한 모금 마시는 사이 노란 택시 한 대가 지나갔다. 가로수 사이로 타이베이101이 다시 보였다.

타이베이101 앞에서 브이를 그리며 찍은 사진

신호등 앞에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뒤로 타이베이101이 곧게 서 있었다.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지만 표정은 흐릿하게 나왔다.

타이베이 기차역 대합실의 저녁 풍경

저녁 무렵 기차역 대합실은 짐을 든 사람들로 가득했다. 바닥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높은 천장 아래로 안내 방송이 울렸다. 캐리어를 끌고 그 사이를 지나 공항으로 향했다.

혼인 이후 처음 나선 해외여행이었고, 사흘 내내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다음 여행은 날이 좀 더 맑았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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