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nica EC 소개와 조작법 기록
개요
셔터 소리부터 묵직하다. Zenza Bronica EC, 6cm x 6cm 판형 SLR이다.

120 필름으로 12컷, 220 필름으로 24컷을 찍는다. 표준 렌즈는 Nikkor 75mm F2.8. 본체 무게만 1,980g이다. 렌즈를 물리면 손이 먼저 무게를 느낀다.
셔터는 전자 제어식 포컬플레인 셔터다. B, 4초부터 1/1000초까지 단계별로 끊긴다. 배터리가 없으면 셔터는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6V 은전지, Eveready 544 규격을 쓴다.
노출계는 본체에 없다. 별매 TTL 파인더가 존재했다지만, 이 개체에는 붙어있지 않다. 감을 믿거나 손에 든 노출계를 따로 챙겨야 한다.
배터리와 필름, 준비 과정
배터리 확인
바닥 배터리실 커버를 동전으로 열고 극성 표시대로 넣는다. 음극을 먼저 챔버에 넣고 양극을 민다. 극성이 바뀌면 셔터는 반응하지 않는다.
배터리 체커 버튼을 누르면 램프가 켜진다. 램프가 안 켜지면 새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필름 장전
필름백 뒷면 안전잠금을 누른 채 커버를 연다. 필름 홀더 삽입부의 중앙 노브 두 개를 눌러 본체에서 분리한다.

새 필름 스풀을 하단 홀더에, 빈 테이크업 스풀을 상단 홀더에 끼운다. 리더 페이퍼를 압력판 바깥쪽으로 가져와 테이크업 스풀 틈에 꽂는다. 리더 페이퍼의 뒷면이 바깥을 향해야 한다.
홀더 삽입부를 다시 본체에 끼운다. 중앙 노브가 흰색 라인 마커로 돌아오면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크랭크를 돌려 필름 시작 지점의 화살표를 빨간 점에 맞춘다.
커버를 닫고 크랭크를 멈출 때까지 돌린다. 노출계수는 0에서 1로 넘어간다. 빈 필름 상자의 뚜껑은 뜯어 필름백의 표시 프레임에 꽂아둔다. 어떤 필름을 넣었는지 나중에 한눈에 보인다.
12/24 노출 전환
120 필름이면 선택 다이얼을 눌러 돌려 “12”에, 220 필름이면 “24”에 맞춘다. 필름 종류를 바꿨는데 다이얼을 그대로 두면 노출이 어긋난다. 필름을 바꾼 직후 바로 전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필름백 탈착
떼어낼 때는 필름백 포켓의 다크 슬라이드를 먼저 뽑아 필름백과 본체 사이에 꽂는다. 엄지로 눌러 분리한다. 붙일 때는 본체 하단 힌지에 걸고 다크 슬라이드를 뽑아낸다. 슬라이드가 꽂힌 채로는 셔터가 눌리지 않는다.
렌즈와 초점
렌즈 마운트는 세 종류다. 40, 50, 75, 100, 150, 200mm은 작은 베이오넷. 105, 300, 400, 600, 800, 1200mm은 큰 베이오넷. 작은 베이오넷 안쪽 나사산은 클로즈업 링용이다.

렌즈를 물릴 때는 초점 링을 시계방향 끝까지 돌리고, 렌즈의 빨간 점과 마운트의 빨간 점을 맞춘 뒤 시계방향으로 돌려 잠근다. 뺄 때는 초점 링을 다시 끝까지 돌리고, 렌즈 왼쪽 해제 레버를 누른 채 반시계방향으로 돌려 빼낸다.
100mm 렌즈는 순서가 다르다. 초점 링을 빼기 전에 렌즈부터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순서를 어기면 미러가 상한다.
초점은 초점 링을 돌려 맞춘다. 105mm를 제외한 렌즈는 카메라 쪽 초점 링을 쓰고, 105mm는 렌즈 자체에 초점 링이 달려 있다.
조리개는 자동이다. 800mm와 1200mm를 빼면 전부 자동 조리개다. 조리개 링을 돌려 값을 맞춰도 초점은 항상 전체 개방에서 맞춘다. 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에만 조리개가 닫힌다.
심도 미리보기 버튼을 누르면 설정한 조리개까지 닫혀 실제 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른 채로 조리개 링을 돌리면 안 된다.
셔터와 촬영
크랭크를 두 바퀴 돌리면 필름이 진행되고 셔터도 코킹된다. 크랭크는 두 바퀴에서 멈춘다. 더 힘을 주면 계속 돌아가는데, 이는 고장이 아니라 안전장치다.
셔터 속도는 노란색(1초 이상), 빨간색(1/60, 플래시 동조), 흰색(나머지)으로 구분된다. 중간 속도에 걸치면 셔터가 열린 채 잠기고 배터리만 소모된다. 딸깍 소리가 나는 지점까지 정확히 돌려야 한다.
셔터 버튼의 빨간 점이 오른쪽 아래를 향하면 눌린다. 버튼을 시계방향 45도 돌리면 잠긴다. B 설정으로 장시간 노출을 할 때는 버튼을 누른 채 45도 돌려 고정한다. B 노출은 배터리를 쓰지 않는다.
다중노출은 다중노출 레버를 “D”에 맞추고 크랭크를 돌리면 필름 이동 없이 셔터만 다시 잠긴다. 찍고 나면 레버를 반드시 “A”로 되돌려야 한다. 돌리지 않으면 다음 컷이 겹쳐 나온다.
미러 락 레버를 내리면 미러가 열린 채 고정된다. 파인더 상이 사라지고, 셔터를 누르면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흔들림이 걱정되는 저속 셔터에서 쓸 만하다.
표: 조작 요약
| 항목 | 내용 |
|---|---|
| 판형 | 6x6cm (55.2×55.2mm), 120/220 필름 |
| 표준 렌즈 | Nikkor 75mm F2.8 |
| 셔터 속도 | B, 4초~1/1000초, 전자 제어 |
| 플래시 동조 | 1/60초 (X접점) |
| 배터리 | 6V 은전지 (Eveready 544 규격) |
| 렌즈 마운트 | 작은 베이오넷 / 큰 베이오넷 / 57mm 나사 마운트 |
| 필름 진행 | 크랭크 두 바퀴, 코킹과 동시 진행 |
| 삼각대 나사 | 1/4인치, 3/8인치 겸용 |
실제 써본 인상
파인더를 접고 펴는 동작 하나는 마음에 든다. 한 손가락으로 끝난다. 크랭크 두 바퀴로 필름과 셔터가 같이 넘어가는 감각도 단순하다.
노출계가 없는 점은 계속 걸린다. 매번 손에 든 미터를 따로 보거나 감으로 찍어야 한다. 12/24 전환 다이얼도 잊기 쉽다. 필름을 바꾸고 전환을 놓치면 몇 컷이 그냥 날아간다.
본체만 2kg에 가깝다. 여기에 렌즈까지 물리면 목에 걸고 하루 다니기엔 꽤 부담스럽다. 중간 셔터 속도에 걸리면 셔터가 열린 채 잠기는 것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크랭크를 돌리고 셔터를 누르는 그 과정 자체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노출계 없이 감으로 찍는 재미도 있다. 자주는 아니어도, 필름 한 롤 정도는 계속 돌릴 생각이다.
가진 카메라를 하나씩 꺼내 보이는 자리다. 오늘은 먼저 훑어본 개요만 적는다. 실제로 들고 찍고, 매뉴얼을 파고든 기록은 다음 글에서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