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의 밤과 할리우드의 볕
10월, 출장길에 올랐다. 혼자였다. 도착지는 미국 서부, 롱비치였다.
첫째 날 — 롱비치의 밤

좌석에 몸을 묻었다. 열몇 시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

신발을 벗은 발이 앞자리 발판에 걸렸다. 창밖은 이미 어두웠다.

입국 심사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게이트 표지판 아래로 사람들이 천천히 움직였다.

숙소 근처 거리는 밤에도 불빛으로 붐볐다. 멀리 관람차 조명이 하늘 한쪽을 물들이고 있었다.

등대 하나가 항구를 지키고 있었다. 요트들이 물 위에 가지런히 떠 있었다.

근처 술집에 들어갔다. 화면마다 야구 경기가 흐르고 있었다.

노을이 걷히자 항구는 다른 얼굴이 됐다. 어선 한 척이 조용히 정박해 있었다.

야자수가 늘어선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아침 공기가 선선했다.
둘째 날 — 게티센터에서 할리우드까지

다음날은 게티센터로 향했다. 하얀 건물 사이로 하늘이 조각나 보였다.

테라스에서 본 로스앤젤레스는 뿌옇게 가라앉아 있었다. 스모그가 도시를 통째로 덮고 있었다.

정원 사이 산책로는 정갈했다. 나무 그늘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오후엔 할리우드로 넘어갔다. 새로 산 로모카메라를 처음 꺼내 들었다.

거리에는 공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로모카메라 프레임은 세로로만 찍혔다.

낡은 극장 건물이 도로변에 서 있었다. 흰 벽과 초록 지붕이 볕 아래 선명했다.

명예의 거리 바닥에는 별 모양 동판이 이어져 있었다. 관광객들이 그 위를 무심히 지나갔다.
카메라 두 대를 들고 다닌 출장이었다. 다음 출장에도 로모카메라는 가방에 넣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