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집 수리…

10년 만에 올라간 옥상

주말에 바닷가 마을의 촌집으로 내려갔다. 옥상에 올라서니 마을 지붕 너머로 바다와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은 맑았고 해가 막 기울기 시작했다. 옥상 한쪽에는 흰 물탱크 지붕이 길게 놓여 있었다.

옥상에서 내려다본 바닷가 마을 파노라마

촌집을 수리하기 위해 주말에 내려갔다…

현재 집 상태를 설명하자면 …

마당으로 내려오면 사정이 달랐다. 벽을 타고 덩굴이 무성하게 자랐다. 깨진 화분과 치우지 못한 짐이 담 밑에 쌓여 있었다. 좁은 골목 쪽 계단 위로 녹슨 사다리가 걸려 있었다.

덩굴이 올라간 촌집 마당과 화분들

안쓴지 어언 10년이 다 되어가는 촌집으로

옥상 담벽 모서리를 올려다봤다. 위에서 아래로 금이 길게 나 있었다. 비가 새는 자리가 여기서부터일 것 같았다. 벽 표면에는 푸른 이끼가 얼룩처럼 번져 있었다. 모서리 위로 전선 한 가닥이 지나갔다.

금이 간 옥상 담벽 모서리

옥상의 담이 갈라지고 집안엔 비가 오면 침수되는…

옥상 바닥 틈에서 초록 청개구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았다. 회색 시멘트 위라 초록색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바닥 표면은 거칠게 일어나 있었고 작은 돌 알갱이가 박혀 있었다.

시멘트 바닥 위에 앉은 초록 청개구리

철 착각한 개구리도 있다…

물청소, 그리고 포기

고압세척기를 옥상으로 끌어 올렸다. 호스를 연결하고 바닥의 흙과 이끼부터 씻어냈다. 물이 낮은 쪽으로 고였다. 담 안쪽에는 오래된 합판이 기대어 서 있었다. 노란 세척기 본체가 젖은 바닥 위에서 밝게 보였다.

물이 고인 옥상 바닥과 노란 고압세척기

옥상에 올라가서 물청소를 시작으로 침수 공사를 시작…

노즐을 바닥 가까이 대고 한 칸씩 밀었다. 물줄기가 닿은 자리만 색이 밝아졌다. 씻긴 자리마다 가느다란 금이 드러났다. 물보라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흩어졌다.

고압세척기로 옥상 바닥을 물청소하는 모습

청소를 마친 바닥에는 얼룩과 갈라진 틈이 그대로 드러났다. 방수 작업까지 직접 하기에는 면적이 넓었다. 틈도 생각보다 깊었다. 담 너머로 이웃집 지붕과 전봇대가 보였다.

물청소 뒤 얼룩이 남은 옥상 바닥

포기함

전문가에게 의뢰하기로 하고 빠빠이함

근처 리조트

숙소는 근처 바닷가 리조트로 잡았다. 촌집에서 차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방에 들어서며 현관과 침실을 차례로 찍었다.

근처에 있는 리조트를 예약했다

객실 현관에는 신발장과 작은 휴지통이 놓여 있었다. 복도 끝으로 방이 이어졌다. 벽은 연한 베이지색이었고 문틀은 짙은 나무색이었다.

리조트 객실 현관과 복도

방은 넓었다. 흰 침구가 깔린 침대 하나와 소파, 텔레비전이 있었다. 커튼은 초록색이었고 바닥은 나무였다. 침대 옆 협탁에는 스탠드가 하나 놓였다. 창가 쪽이 밝았다.

침대가 놓인 리조트 객실

결제 화면의 총 요금은 16,818원이었다. 화면 아래에 세부 정보 버튼이 붙어 있었다.

숙박 예약 화면의 총 요금 16,818원

매우매우 저렴한 가격에 예약

밤에 건물 안쪽 중정으로 나가 봤다. 층마다 복도 불이 켜져 있었다. 위로 올려다보니 건물이 사각형으로 하늘을 둘렀다. 난간마다 작은 조명이 박혀 있었다. 중정 가운데에 키 큰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밤에 올려다본 리조트 건물 안쪽 중정

복도 난간에서 내려다본 중정 바닥에는 구불구불한 길과 화단이 꾸며져 있었다. 탁자와 의자 몇 개가 비어 있었다. 바닥 타일이 격자로 깔려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본 조명 켜진 중정 정원

카메라를 세로로 세우자 중정 바닥부터 꼭대기 층까지 한 화면에 들어왔다. 복도 불빛이 층층이 겹쳤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세로로 담은 층층이 불 켜진 중정

오랜만의 노동으로 구경하나 안하고 바로 잠

다음 날 아침

다음 날 아침 창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섬 몇 개가 수평선 가까이 떠 있었다. 아래쪽 마을 지붕 위로 해가 비췄다. 바닷물은 잔잔했고 모래사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객실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섬, 마을 지붕

창을 조금 옆으로 옮겨 한 장 더 찍었다. 바위섬 쪽으로 파도가 하얗게 부서졌다. 옥상에 물탱크를 올린 집들이 해변까지 이어졌다.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길게 깔렸다.

객실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섬, 마을 지붕

짐을 챙겨 돌아오는 길, 도로에는 트럭과 승용차가 줄지어 섰다. 길가에 지게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전봇대 전선이 하늘을 가로질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귀갓길 도로

집으로 복귀…. ㅋ

그때와 지금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물청소까지였다. 금이 간 담과 옥상 방수는 장비와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고압세척기 하나로 해결될 상태가 아니었다. 다음에 내려갈 때는 업자와 일정을 먼저 잡고, 손볼 곳을 사진으로 정리해 가겠다.

옥상 방수는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몸은 고됐지만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쉬고 돌아온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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