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다곤 파고다와 양곤의 첫날
2013년 7월 말, 혼자 미얀마로 향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로비 윌리엄스의 ‘로드 투 만달레이’를 들은 뒤였다. 노래 속 황금빛 도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표를 끊게 만들었다.
양곤, 첫걸음
공항을 나서자마자 습기가 몸을 감쌌다. 우기의 양곤이었다. 카메라 가방을 고쳐 메고 숙소부터 찾았다.

도착 첫날 저녁, 카메라부터 점검했다. 다음 날부터 열흘 가까이 이 카메라 하나로 버텨야 했다. 렌즈에 습기가 차지 않길 바랐다.
이튿날 아침 쉐다곤 파고다로 향했다. 양곤에서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이라 들었다. 계단을 오르자 흰 첨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흰 벽 사원과 그 뒤로 솟은 황금 돔이 나란히 보였다. 흐린 하늘 아래서도 금빛만은 또렷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대리석 바닥을 밟았다.

초록빛 기둥이 늘어선 회랑이었다. 반사 선글라스를 낀 채 기둥 옆에 섰다. 더위와 습기에 벌써 지친 얼굴이었다.
참배객들 틈에서

본당 앞은 참배객으로 가득했다. 평일 낮인데도 자리가 없었다. 우산을 접은 사람들이 좌불 앞에 줄지어 앉았다.

회랑을 따라 걸었다. 기둥마다 금박이 덮였고 천장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를 들 때마다 사람이 프레임에 걸렸다.

흰 코끼리 조각상 앞에 물병과 꽃이 놓여 있었다. 태어난 요일마다 참배하는 자리가 다르다고 했다. 어느 자리가 내 요일인지는 끝내 묻지 못했다.

작은 법당 안에 와불이 누워 있었다. 어두운 실내에 금색만 도드라졌다. 그 앞에 몇몇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청동 좌불상 하나는 색이 바래 있었다. 오래 만져서 반질반질해진 자리도 있었다. 손대지 않고 눈으로만 오래 봤다.
빗속의 도심

파고다를 내려와 시내로 들어섰다. 낡은 건물과 빗물에 젖은 도로가 이어졌다. 신호등 없는 사거리를 차와 사람이 뒤섞여 지났다.

저녁이 되자 트럭 짐칸에 사람들이 빼곡히 올라탔다. 미얀마식 버스였다. 헤드라이트 불빛 속으로 하나둘 흩어졌다.
습한 첫날이었다. 다음 날은 버간으로 넘어가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