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 언 강과 용궁시장
2011년 2월 오후, 예천 회룡포를 찾았다. 내성천이 마을을 크게 휘감아 도는 물돌이 마을로 이름난 곳이다. 강은 이미 두껍게 얼어 있었다.
전망대까지

전망대로 오르는 길, 절 마당에 큰 불상이 앉아 있었다. 겨울 햇살이 낮게 걸려 얼굴 한쪽만 밝았다. 잠깐 멈춰 사진 한 장을 찍고 다시 계단을 올랐다.

정상에 오르자 내성천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물이 마을을 크게 돌아 나가며 반달 모양 모래톱을 만들어 놓았다. 얼음과 눈이 섞여 강 전체가 희끗희끗했다.

난간에 기대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빨간 모자를 눌러쓰고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 뒤로는 방금 올려다본 강줄기가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언 강을 따라

산을 내려와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길이 막혀 있었다. 노란 테이프와 손팻말에 구제역 통제라고 적혀 있었다. 그해 겨울은 전국이 그랬다.

강가로 내려가자 콘크리트 다리 하나가 얼음 위로 뻗어 있었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래밭에는 누군가 지나간 발자국만 남아 있었다.

해가 기울면서 강물 색이 바뀌었다. 얼음 사이로 남은 물줄기가 노을을 그대로 반사했다. 검은 말뚝 몇 개가 둑 끝을 따라 줄지어 있었다.
용궁시장에서

차를 몰아 용궁시장으로 갔다. 아치 간판 아래로 시장통이 곧게 뻗어 있었다. 저녁이 가까워 골목은 이미 어둑했다.

식당에 들어가 백반을 시켰다. 밑반찬이 여섯 접시나 나왔고 국과 밥이 따로 나왔다. 혼자 먹기엔 넉넉한 상이었다.

메인으로 나온 볶음 요리는 맵고 짰다. 고추와 함께 볶아낸 양념이 접시 가장자리까지 흘러 있었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룡포는 사진 몇 장과 식사 한 끼로 끝난,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