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하늘과 파고다 실루엣

버간, 수많은 파고다와 하루짜리 노을

이튿날 새벽, 버간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평원 전체가 사원이라고 했다. 마차 한 대를 빌려 하루를 통째로 맡겼다.

마차로 도는 사원들

버간으로 향하는 마차, 흙길과 나무들

흙길 위로 마차 바퀴 소리가 났다. 마부는 말없이 고삐만 잡았다. 창밖으로 벽돌 첨탑이 하나둘 스쳐 지나갔다.

사원 지붕 위 친테(사자상) 조각

첫 번째로 내린 사원 지붕에는 사자상이 앉아 있었다. 풍화로 이목구비가 뭉개져 있었다. 몇백 년을 그 자리에서 버틴 얼굴이었다.

붉은 벽돌 사원 앞에 선 여행자

벽돌 사원 앞에 서서 크기를 가늠해봤다. 사람 하나가 아치 아래 서니 규모가 드러났다. 벽돌 하나하나가 손으로 쌓은 것이었다.

황금 불상과 화려한 파빌리온 지붕

사원 안쪽에 황금빛 불상이 앉아 있었다. 자주색과 주황색 양산이 좌우로 받쳐졌다. 타일 바닥이 흐린 빛을 그대로 반사했다.

평원의 오후

잡초 사이 낮은 파고다들

큰 사원을 벗어나면 작은 파고다가 끝없이 이어졌다. 이름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잡초 사이로 첨탑만 삐죽 솟아 있었다.

사원 입구를 걷는 사람

높은 사원 하나는 계단이 가팔랐다. 입구를 지나던 사람의 걸음이 그림자처럼 작게 찍혔다. 벽돌 색이 오후 햇빛에 짙어졌다.

흰색 사원 정문, 초록 나무

흰 벽 사원 하나는 정문부터 화려했다. 주변만 초록으로 무성했다. 붉은 벽돌 일색이던 눈에 색이 달리 들어왔다.

구름 낀 하늘 아래 벽돌 사원

구름이 낮게 깔린 오후였다. 사원 하나가 낮은 언덕처럼 놓여 있었다. 비를 머금은 하늘과 벽돌이 같은 톤으로 가라앉았다.

마차가 지나는 버간의 도로

다음 사원으로 넘어가는 길, 마부의 등 너머로 곧게 뻗은 도로가 보였다. 가로수가 규칙적으로 심겨 있었다. 마차는 그늘을 골라 천천히 갔다.

붉은 벽돌 회랑

벽돌 회랑 안은 서늘했다. 좁은 통로마다 감실이 하나씩 파여 있었다. 안쪽 불상은 대부분 오래전에 사라지고 없었다.

꽃나무 너머로 보이는 파고다들

흰 꽃이 핀 나무 너머로 파고다 무리가 겹쳐 보였다. 앞쪽은 꽃, 뒤쪽은 벽돌이었다. 계절이 아니었으면 못 봤을 조합이었다.

붉은 벽돌 사원 정면

정면에서 마주 본 사원은 좌우가 딱 맞았다. 벽돌 바닥에는 낙엽 몇 장뿐이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노을이 내리는 평원

노을 전 평원에 흩어진 파고다들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아래로 평원 전체가 내려다보였다. 파고다들이 점점이 흩어져 지평선까지 이어졌다.

노을 지는 하늘과 파고다 실루엣

해가 산등성이 뒤로 넘어가며 하늘이 붉어졌다. 파고다들은 검은 실루엣으로 남았다. 셔터 소리만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평원에 앉아 노을을 보는 여행자

언덕 끝에 걸터앉아 해가 다 지는 걸 지켜봤다. 하루 종일 마차를 타고 다닌 다리가 그제야 뻐근해졌다. 카메라는 잠시 무릎 위에 내려놨다.

야간 마차꾼

어두워진 뒤에야 숙소로 돌아가는 마차에 올랐다. 마부는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서 고삐를 쥐고 있었다. 랜턴 하나에 의지해 흙길을 되짚어갔다.

수많은 파고다와 하루짜리 노을이었다. 다음 날은 만달레이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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