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양곤, 무지가 약이 된 여행
넷째 날, 다시 양곤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하루였다. 비는 그치지 않았다.
돌아온 아침

버스를 타고 다시 양곤 시내로 들어왔다. 도로는 젖어 있었다. 나흘 전 처음 걸었던 길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맨발의 어린 승려 둘이 발우를 들고 걸었다. 이른 시간, 거리에는 그들뿐이었다. 걸음이 서두르지 않았다.

도심 한가운데 황금 탑이 서 있었다. 쉐다곤과 달리 로터리 중앙에 그대로 박혀 있었다. 차와 사람이 탑을 빙 둘러 돌았다.
비 오는 도심

철길 옆을 지났다. 녹슨 레일 사이로 빗물이 고여 있었다. 기차는 오지 않았다.

육교 위에 올라 도로를 내려다봤다. 차들이 느리게 줄지어 섰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었다.

퇴근 시간과 겹쳤는지 도로가 꽉 막혔다. 우산을 쓴 사람들이 차 사이를 비집고 걸었다.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느 골목은 아예 물에 잠겼다. 차 바퀴 절반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배수가 감당하지 못하는 비였다.

사람들은 그런 비에도 익숙해 보였다. 우산 아래서 대화를 이어갔다. 발밑 빗물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공항으로

공항 가는 길, 큰 저택 담장이 이어졌다. 안쪽과 바깥쪽 풍경의 차이가 컸다. 그 담장을 지나며 나흘의 여정을 되짚었다.

양곤의 습함, 버간의 노을, 만달레이의 낡은 골목. 치안이 불안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정보 없이 다녔던 게 오히려 겁 없이 다닐 수 있었던 이유였다.
다시 혼자 이곳에 올 용기는 없을 것 같다. 무지가 약이 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