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해인사, 추석 전날 학사대
추석 전날, 형과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경상남도 합천, 가야산 해인사였다. 고속도로는 성묘 가는 차들로 이미 붐볐다.

경내로 들어서는 길,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담장 위로 가지를 뻗고 있었다. 잎 사이로 기와지붕 끝이 보였다. 매미 소리가 유난히 컸다.

자갈밭 한가운데 고목이 한 그루 서 있었다. 밑동이 사람 몇 명은 안아야 할 만큼 굵었다. 손을 대보니 나무껍질이 까끌했다.
학사대에서

“학사대, 學士臺”라 적힌 표지판 옆에 섰다. 신라 말 학자 최치원이 만년에 은거해 시서에 몰입했다는 자리다. 거꾸로 꽂아둔 지팡이가 전나무로 자라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이야기가 표지판에 적혀 있었다.

“海東圓宗大伽藍” 현판이 걸린 문을 올려다봤다. 처마 끝 단청이 짙었다. 어딘가에서 종소리가 한 번 울리고 멎었다.
저녁, 한우 한 판
가야산을 내려와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불판 위에 한우 등심이 지글거렸다.

얇게 썬 고기가 불판 위에서 오그라들었다. 대파와 참깨를 흩뿌려 먹었다. 창밖은 이미 어둑했다.
내일은 지리산으로 넘어갈 참이었다. 추석 연휴 첫날이 그렇게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