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능선, 형님들과 걸은 눈길 사진 13

덕유산 능선, 형님들과 걸은 눈길

1월 초, 형님들과 덕유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남덕유산 정상과 서봉을 잇는 능선이었다. 밤사이 눈이 쌓여 산 전체가 하얗게 덮여 있었다.

새벽, 짐을 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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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식당 온돌방에 배낭을 부려 놓았다. 창밖은 아직 어두웠고 보일러 소리만 낮게 울렸다. 뜨거운 물을 채운 물통을 하나씩 챙기며 채비를 마쳤다.

능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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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은 이미 눈으로 덮여 있었다. 발자국이 앞서 지나간 자리를 따라 줄지어 올랐다. 나뭇가지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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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안내판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능선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가 붙어 있었다. 오늘 오를 길이 얼마나 먼지 그제야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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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능선이 겹겹이 펼쳐졌다. 잎이 다 떨어진 자리에 하늘만 가득 찼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가지 끝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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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옆에 자리를 잡고 물을 끓였다. 김이 오르는 컵을 손에 쥐고 한숨 돌렸다. 배낭을 내려놓으니 그제야 다리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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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중턱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섰다. 뒤로는 겹겹이 이어진 산줄기가 보였다. 잠깐의 휴식도 길게 늘어지지 않았다.

병목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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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과 철제 난간이 이어진 구간에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알록달록한 배낭과 모자가 눈 위에서 유독 도드라졌다. 한 사람씩 순서를 기다리며 천천히 올랐다.

능선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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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 올라서니 산줄기가 파도처럼 겹쳐 보였다. 눈 덮인 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바람이 강해 오래 서 있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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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로 마을이 작게 내려다보였다. 눈 쌓인 지붕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산 위와 마을 사이 거리가 새삼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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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가지에 성에가 하얗게 붙어 있었다. 가지 끝마다 얼음 결정이 촘촘히 맺혀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느라 잠시 걸음이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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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끝에 서서 지나온 길을 돌아봤다. 발아래로 걸어온 능선이 굽이굽이 이어져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것이 실감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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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능선이 길게 뻗어 있었다. 눈빛과 하늘빛이 맞닿아 경계가 흐릿했다.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남덕유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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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앞에 한 사람씩 서서 사진을 남겼다. ‘남덕유산’ 글자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뒤로는 지나온 능선이 끝없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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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이 정상석 앞에 섰다. 표정은 제각각이었지만 자세는 비슷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이 잦아들었다.

서봉, 그리고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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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 표지석 앞에서도 같은 자세로 줄을 섰다. 뒤편 능선 위로 사람들이 점점이 이어져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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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스틱을 짚은 채로 카메라를 봤다. 눈 쌓인 능선이 배경으로 넓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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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은 숲으로 이어졌다. 나무 사이로 난 좁은 길에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올라올 때보다 조용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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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 바위틈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주변은 눈과 얼음으로 덮였는데 물줄기만 살아 있었다. 산행의 마지막 사진이었다.

능선은 길었고 바람은 매서웠다. 눈 쌓인 겨울 산은 다음에도 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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