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2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1월, 텔레비전에 제주 횟집 이야기가 나왔다. 계획 없이 혼자 짐을 쌌다. 여행 셋째 날, 한라산으로 향했다.

눈 속으로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1

장갑 낀 손이 눈밭을 가리켰다. 카메라를 든 손끝까지 눈이 쌓여 있었다. 능선을 오르는 길은 이미 발목까지 잠겨 있었다. 눈은 그칠 기미가 없었다.

통제된 정상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2

나무마다 눈꽃이 매달려 터널을 이뤘다. 안내판에는 기상 악화로 정상 등산을 통제한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노란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갔다. 카메라 앞에 서서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3

나뭇가지 사이로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었다. 붉은 글씨로 썰매금지라 적혀 있었고, 그 아래 한라산국립공원과 세계자연유산이라는 문구가 함께였다. 눈에 파묻힌 나무들 사이로 흰 배경만 이어졌다.

마지막 컷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4

밧줄 난간을 붙잡고 선 채로 카메라를 들었다. 뒤로는 눈 덮인 능선과 안개가 뒤섞여 있었다. 옆에는 처음 보는 등산객 한 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 정상 등산은 통제돼 있었다.

제주도, 계획 없이 오른 한라산 사진 5

밧줄을 따라 사람들이 한 줄로 걸어갔다. 눈보라에 능선의 나무들이 하얗게 지워져 있었다. 이 컷을 끝으로 카메라가 꺼졌다. 낮은 기온에 배터리가 먼저 버틸 힘을 잃었다.

다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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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사진은 해안에서 다시 시작됐다. 검은 현무암 위로 파도가 부서졌고 능선 대신 도시가 수평선에 걸렸다. 내려오는 길, 눈길에 사고가 있었다. 그 도로 위에 나는 없었다.

한라산은 표지판 앞에서 끝났다. 정상은 다음으로 미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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