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대게 한 접시와 겨울 바다
12월 25일, 친구와 둘이 영덕으로 향했다. 대게 먹으러 가자는 말에 바로 나선 길이었다. 이날 처음 들고나온 카메라가 소니 NEX-5였다.
대게 한 접시

식당 앞 수족관에서 대게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 살아있는 다리가 통 안에서 계속 움직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대게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손질 전 대게를 도마 위에 올려 찍었다. 다리 하나하나가 두툼했다. 이 상태로 찜통에 들어간다고 했다.

친구는 맞은편에 앉아 폰을 만지작거리며 대게를 기다렸다. 체크무늬 벽지 식당은 허름했지만 자리는 따뜻했다. 창밖은 이미 겨울빛이었다.

다 익은 대게가 접시 두 개에 나뉘어 올라왔다. 살을 발라 먹는 데만 한참 걸렸다. 다 먹고 나니 손끝에 비린내가 오래 남았다.
바위 해안

식사를 마치고 능선길을 따라 올라갔다. 풍력발전기 날개가 천천히 돌고 있었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바위 끝까지 내려가니 파도가 발밑까지 부서졌다. 바람이 매서워 오래 서 있기 힘들었다. 카메라를 쥔 손이 금세 곱았다.

바위 위에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뒤로는 파도가 계속 부서지고 있었다. 손끝이 시린 것도 잊고 셔터를 눌렀다.

돌아가는 길에 조형물 사이로 얼굴만 내밀고 한 장 더 찍었다. 바다를 향해 뻗은 커다란 집게 모양이었다.
대게 맛 하나로 다시 갈 만한 겨울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