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위로 선 채 정점에 오른 아들

대천해수욕장, 짚라인과 유로점프의 하루

9월 첫 주 토요일, 아내와 아들과 셋이 보령으로 갔다. 목적지는 대천해수욕장이었다. 짚라인 하나 타자는 말로 시작된 하루였다.

천안을 떠나며

천안 시내를 빠져나가는 도로, 정체된 차량 행렬과 아파트 단지

시내를 빠져나가는 길은 막혔다. 앞차 트렁크 너머로 아파트와 신호등이 겹쳤다. 하늘은 구름 한 덩이만 남기고 파랬다.

뒷좌석에서 책을 읽는 아들

뒷좌석의 아들은 책을 펼쳐 들었다. 창밖은 신경 쓰지 않았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만 움직였다.

숙소

숙소 현관 문턱에 선 아들

짐을 풀자마자 아들은 현관 문턱에 섰다. 손에는 과자 봉지가 들려 있었다. 신발장 앞 타일이 오후 빛을 받았다.

과자 봉지를 들고 숙소 문 안쪽에 선 아들

봉지를 든 채 문 안쪽에서 서성였다. 뒤로는 창문과 커튼, 나무 벽이 보였다. 나갈 준비는 이미 끝나 있었다.

숙소 문을 나서는 아들과 안쪽에서 짐을 정리하는 아내

아내가 안쪽에서 짐을 정리하는 동안 아들이 먼저 나왔다. 슬리퍼를 끌고 문지방을 넘었다. 벽돌 벽에 오후 볕이 걸렸다.

골목 산책

풀밭 경계석 위를 걷는 아들

숙소 앞 풀밭 경계석 위를 걸었다. 풀이 무릎까지 올라와 있었다. 경계석 폭은 발 하나 겨우 놓일 정도였다.

주차된 차 옆 경계석 위에서 균형을 잡는 아들

주차된 차 옆으로 균형을 잡으며 지나갔다. 오후 볕이 등 뒤에서 왔다. 그림자가 길게 앞으로 뻗었다.

경계석 끝까지 걸어온 아들

경계석 끝까지 가서야 내려왔다. 크록스를 신고도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짚라인 아래, 1층 카페 테라스

짚라인 아래 1층 카페 테라스, 바람개비와 난간 너머 대천해수욕장

짚라인 출발 전, 1층 카페 테라스에 앉았다. 난간 너머로 백사장과 바다가 바로 이어졌다. 바람개비가 쉬지 않고 돌았다. 아들이 손으로 이마를 가렸다.

난간에 기대 바다를 보는 아들의 뒷모습

난간에 붙어 바다를 봤다. 수평선에 배 한 척이 점처럼 떠 있었다. 등 뒤로 테이블과 의자가 비어 있었다.

붉은 바람개비와 흰 바람개비 사이에 선 아들

붉은 바람개비와 흰 바람개비 사이에 아들이 섰다. 바다는 잔잔했고 모래는 젖어 있었다. 파도 소리가 난간까지 올라왔다.

테라스 난간 앞의 아들과 잔잔한 바다

바람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바람개비가 멈췄다 돌았다. 아들은 바다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난간 앞에서 말하는 아들, 뒤로 대천 앞바다

난간 앞에서 무언가 말하는 중이다. 뒤로 바다가 층층이 색을 바꿨다. 셔터를 누르는 동안 말은 끝나지 않았다.

1층 카페 테라스에서 찍은 마지막 한 장

짚라인 차례가 오기 전 한 장 더 찍었다. 바다는 하늘과 같은 색이 됐다.

짚라인

짚라인은 아들과 둘이 탔다. 사진은 한 장도 남기지 못했다. 이어서 올라간 20층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바다는 눈에만 담고 내려왔다.

대천랜드, 유로점프 첫 번째

대천랜드 범퍼카 체험장 간판과 입구로 들어가는 아들

대천랜드 범퍼카 체험장 간판 아래로 아들이 들어갔다. 파란 천막과 비닐 문, 화분이 입구를 지켰다. 안쪽에는 인형들이 쌓여 있었다.

서쪽 볕을 받은 대천랜드 체험장 간판

간판이 서쪽 볕을 받아 색이 진해졌다. 아들은 안쪽 인형들 앞에서 잠시 멈췄다. 목적지는 그 뒤편의 유로점프였다.

하네스를 차고 유로점프 트램펄린 위에 선 아들

하네스를 채우고 트램펄린 위에 섰다. 노란 고무줄이 양옆으로 팽팽하게 걸렸다. 첫 반동을 기다리는 자세였다.

유로점프 첫 도약, 발끝이 매트에서 떨어진 순간

첫 도약. 발끝이 매트에서 떨어졌다. 뒤로 나무와 배너가 흔들리지 않고 서 있었다.

녹색 천막 위로 올라선 아들

녹색 천막 그늘 위로 올라섰다. 줄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전선이 화면을 가로질렀다.

파란 하늘만 남은 프레임 속 유로점프

하늘만 남은 프레임. 양말 바닥이 카메라를 향했다. 줄이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줄을 잡고 몸을 젖힌 아들, 발 아래 산 능선

줄을 붙잡고 몸을 젖혔다. 산 능선이 발 아래로 내려갔다. 200mm로도 몸이 프레임을 채웠다.

고무줄이 V자로 접힌 하강 순간

내려오는 순간 줄이 V자로 접혔다. 뒤로 전선이 오선지처럼 가로질렀다. 얼굴이 정면으로 왔다.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 하늘과 노란 줄

가장 높이 올라간 장면. 매트도 천막도 사라지고 파란색만 남았다. 양말이 하늘에 떠 있었다.

몸이 옆으로 기운 채 떠 있는 아들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머리카락이 바람 반대쪽으로 섰다. 줄 하나가 대각선으로 화면을 나눴다.

매트 쪽으로 끌려 내려오는 아들, 배너와 숲

줄이 늘어나며 다시 매트 쪽으로 끌려 내려왔다. 배너 뒤 숲이 초점 밖으로 밀렸다. 기둥 하나가 곧게 섰다.

한 손을 놓고 균형을 잡는 아들

한 손을 놓고 균형을 잡았다. 고무줄이 대각선으로 화면을 갈랐다. 하늘은 위로 갈수록 짙어졌다.

녹색 천막 무늬를 배경으로 몸을 숙인 아들

정점에서 앞으로 숙였다. 녹색 천막 무늬가 배경을 채웠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눌렸다.

첫 번째 유로점프가 끝날 무렵

첫 번째가 끝날 무렵. 줄을 잡은 팔이 처음보다 낮아졌다. 하네스 버클이 볕을 받았다.

매트에 내려서서 손을 모은 아들

매트에 내려서서 손을 모았다. 한 번 더 타겠다고 했다. 하네스는 풀지 않았다.

유로점프 두 번째

두 번째 유로점프 시작, 매트 위에서 무릎을 굽힌 아들

두 번째가 시작됐다. 매트 위에서 무릎을 굽혔다. 줄은 아직 느슨했다.

다시 팽팽해진 줄과 주차장, 배너, 나무

줄이 다시 팽팽해졌다. 주차장과 배너, 나무가 한 프레임에 들어왔다. 뒤로 산이 낮게 깔렸다.

구름 옆으로 떠오른 아들

구름 한 조각 옆으로 떠올랐다. 첫 번째보다 높았다. 줄이 화면 왼쪽 끝까지 뻗었다.

천막 그늘을 등지고 올라간 아들

천막 그늘을 등지고 올라갔다. 볕이 정면에서 왔다. 실루엣만 남은 컷도 있었다.

머리카락이 위로 선 채 정점에 오른 아들

머리카락이 위로 섰다. 구름이 배경에 걸렸다. 정점에서 잠깐 멈춘 듯 보였다.

정점에서 두 팔을 벌린 아들

정점에서 두 팔을 벌렸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하늘이 더 짙었다. 천막 끝이 프레임 모서리에 걸렸다.

몸이 옆으로 누운 채 천막 모서리와 교차한 줄

몸이 옆으로 누웠다. 천막 모서리와 줄이 교차했다. 신발 대신 양말 바닥이 보였다.

두 번째 유로점프의 끝, 줄에 기댄 팔

두 번째의 끝. 팔이 줄에 기대는 시간이 길어졌다. 반동은 조금씩 줄었다.

마지막 도약, 화면 밖으로 뻗은 줄

마지막 도약. 줄이 화면 밖으로 뻗었다. 머리카락만 아직 위를 향했다.

짚라인 한 번, 유로점프 두 번으로 대천의 오후가 끝났다. 유로점프는 다음에 와도 또 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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