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과, 눈 쌓인 한라산 사진 1

형님들과, 눈 쌓인 한라산

2월, 형님들과 제주로 향했다. 한라산이 목적지였다. 새벽에 올라 정오 무렵 정상을 밟았다.

도착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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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불이 켜져 있었다. 이층 창마다 노란빛이 번졌다. 다음 날 오를 산은 아직 어둠에 묻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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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상엔 전복이 올랐다. 불판 위에서 지글거리다 안쪽까지 노랗게 익었다. 산에 오르기 전 몸부터 데우는 자리였다.

형님들과, 눈 쌓인 한라산 사진 3

형님들과 나란히 서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가로등 불빛 아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내일이면 이 자리에서 몇 시간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어둠 속에서 시작한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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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숲은 아직 캄캄했다. 나뭇가지마다 눈이 두껍게 얼어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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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 전에 배낭을 멨다. 등산화가 눈을 밟을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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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가지 아래서 양팔을 들었다. 두꺼운 상고대가 머리 위로 아치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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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가지 사이로 비쳤다. 밤새 내린 눈이 나무마다 두껍게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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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따라 형님들이 한 줄로 걸었다. 구름이 발아래 바다처럼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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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위에 자리를 펴고 컵라면과 김밥을 꺼냈다. 장갑 낀 손끝이 시렸다. 뜨거운 국물을 감싸쥐고 몇 술 떴다.

정상, 백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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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가지를 붙잡고 능선을 올랐다. 발아래로 구름바다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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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난간 앞에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다. 뒤로는 흰 능선이 겹겹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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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팻말 아래 형님들과 모여 섰다. 각자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었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오래 기다린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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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은 눈으로 덮여 있었다. 능선 끝까지 하얗게 이어졌다.

밧줄을 잡고 내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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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엔 밧줄이 걸려 있었다. 붙잡고 한 걸음씩 내려섰다. 줄지어 선 사람들이 능선 끝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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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나무 사이에서 양팔을 벌렸다. 발자국이 능선을 따라 길게 찍혀 있었다.

다시 평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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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도로에 내려서니 눈은 없었다. 뒤로는 흰 산이 여전히 솟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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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과 도로에 서서 산을 향해 팔을 흔들었다. 며칠 전까지 저 능선 어딘가를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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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다시 뜨거운 찌개가 올랐다. 산행을 끝낸 다리가 그제야 풀렸다.

이 산행 즈음 미러리스 카메라를 정리했다. 추운 능선에서 제대로 버티지 못했던 탓이다. 이후로는 니콘 한 대만 메고 다녔다. 형님들과 오른 한라산은 그 전환점이 된 산이었다. 다시 저 능선에 서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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