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바위 위에 선 등산객 인물사진

26살, 혼자 걸었던 설악산

배낭 하나 메고 혼자 설악산에 올랐다. 26살이었다.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능선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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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위로 올라서자 발아래로 구름바다가 펼쳐졌다. 산줄기 하나가 구름 사이로 섬처럼 떠 있었다. 로프 난간을 붙잡고 바위 능선을 따라 걸었다. 마른 억새와 관목이 발밑을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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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리니 뾰족한 바위 봉우리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옅은 안개가 골짜기를 타고 올라와 봉우리 아래를 가렸다. 햇빛을 받은 능선만 하얗게 도드라졌다.

정상 부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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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섰다. 뒤로는 능선과 구름바다가 함께 잡혔다. 두꺼운 재킷에 배낭을 멘 채였다.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자세만은 또렷했다.

26살, 혼자 걸었던 설악산 사진 4

이정표 앞에 멈춰 섰다. 중청대피소 0.6km, 비선대 8.0km, 백담사 12.9km라고 적혀 있었다. 반대편 화살표는 공원입구, 오색 5.0km를 가리켰다. 표지판 위 국립공원 마크가 낡아 있었다.

다시 걷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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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기 시작한 길도 구름바다를 발아래 두고 이어졌다. 앞서가던 등산객 하나가 스틱을 짚으며 오르막을 올랐다. 하늘은 맑았지만 골짜기는 여전히 구름에 덮여 있었다.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길이 좁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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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동에 누군가 돌을 쌓아 올려둔 자리가 있었다. 돌탑 옆으로 쓰러진 나무가 가로누워 있었다. 지나는 사람마다 돌 하나씩을 더 얹은 흔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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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 작은 새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등은 짙은 회색, 배는 흰색이었다. 로프 난간 아래로 총총 걸어갔다. 사람이 다가가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내려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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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나무 하나가 유독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잎이 주황과 빨강으로 겹겹이 번져 있었다. 둘레의 소나무는 아직 짙은 초록이었다. 색이 한눈에 도드라졌다.

26살, 쌩쌩했을 때 혼자 간 산이었다. 41살인 지금 다시 서보고 싶은 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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