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와 신흥사
동해안까지 내려갔다. 여전히 혼자였다. 이번 목적지는 설악산이었다.
바다와 정자

작은 포구가 눈 아래로 펼쳐졌다. 방파제 끝까지 파도가 밀려왔다. 소나무 사이로 바다색이 짙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절 지붕이 보였다. 단청 초록빛이 겨울 숲과 대비를 이뤘다. 마당은 비어 있었다.

절벽 위 소나무가 바람에 옆으로 휘어 자랐다.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며 흰 거품을 냈다. 난간 없는 길이라 조심스럽게 걸었다.

바위 해안에 파도가 연달아 부딪쳤다. 물보라가 사람 키만큼 튀어 올랐다. 겨울 바다라 색이 유난히 짙푸르렀다.

정자 하나가 절벽 끝에 걸터앉듯 서 있었다. 지붕이 짙은 초록이었다. 그 아래로 파도가 바로 부딪혔다.

작은 연못 위로 다리가 놓여 있었다. 건물이 물에 그대로 비쳤다. 바람이 잦아든 순간에만 잡히는 반영이었다.

다시 절벽길로 나오니 소나무 한 그루가 바다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파도 소리가 등 뒤까지 따라왔다.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돌렸다.

고갯길에서 내려다본 해안 마을이었다. 지붕들이 해안선을 따라 낮게 이어졌다. 뒤로 눈 덮인 산줄기가 겹쳐 보였다.

소나무 숲 너머로 마을과 바다가 한눈에 담겼다. 산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음 코스가 저 산 쪽이었다.
권금성

케이블카 창밖으로 산봉우리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나무들 사이로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계곡 바닥까지 흰빛이었다.

능선을 따라 눈이 줄무늬처럼 남아 있었다. 바위가 검게 드러난 자리와 흰 눈이 번갈아 이어졌다. 케이블카가 오를수록 골이 더 깊어 보였다.

정상 가까이서 내려다본 골짜기였다. 마을과 도로가 손톱만 하게 보였다. 지붕 색이 파랗고 빨갛게 점점이 박혀 있었다.

뾰족한 바위 봉우리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정상 부근은 나무 없이 바위뿐이었다. 하늘이 유난히 파랬다.

능선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였다. 눈과 바위가 뒤섞여 무늬를 이뤘다. 여기서부터는 셔터만 계속 눌렀다.

전망대에는 곰 인형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등에 손대지 말라는 팻말을 붙이고 있었다. 아이들이 옆에서 사진을 찍고 지나갔다.

케이블카 줄이 산 사이로 곧게 뻗어 있었다. 반대편 차량이 스쳐 지나갔다. 내려가는 길에는 다리가 다 풀려 있었다.
신흥사

내려와서 들른 절에는 커다란 청동 불상이 앉아 있었다. 좌대까지 합치면 사람 몇 배는 될 높이였다. 마당엔 눈이 아직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

돌아 나오는 길, 눈 쌓인 산길이 그대로였다. 발자국이 드문드문 나 있었다. 신발 안으로 눈이 자꾸 들어왔다.
바다에서 산까지, 하루 만에 다 본 셈이었다. 스펙타클했다는 말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