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서안, 성벽과 회족거리를 걷다
두 번째 서안 출장이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 창밖 풍경부터 낯설었다. 처음 왔을 때와는 천지개벽이었다.
새로 선 도시
공사 중인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서 있었다. 유리 외벽이 하늘을 그대로 반사했다. 몇 년 전엔 이 자리에 없던 건물들이었다.

대로 양쪽으로 새 오피스 단지가 늘어서 있었다. 가로수는 아직 어렸다. 사람보다 건물이 먼저 자란 동네 같았다.

710번 버스
성벽과 회족거리는 버스를 타고 돌기로 했다. 정류장에 서자 710번이 들어왔다.

버스 안은 노란 손잡이로 가득했다. 창밖으로 가로수와 낡은 상가가 스쳐 갔다. 옆자리 승객은 두꺼운 점퍼를 걸치고 창에 기대 있었다.

성벽을 따라
담장 하나를 장미 덩굴이 통째로 덮고 있었다. 분홍 꽃송이 사이 좁은 길로 사람들이 걸어갔다.

해자를 가로지르는 다리 너머로 성벽 위 누각이 흐릿하게 보였다. 하늘도 물빛도 온통 뿌옜다. 다리 밑으로 배 한 척이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반대편 다리에서 다시 성벽을 바라봤다. 아치형 수문 세 개가 나란히 뚫려 있었다. 차와 사람이 다리 위를 오갔다.

성벽은 인도 옆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벽돌 하나하나가 오래된 색이었다. 그 옆을 오토바이와 승합차가 무심히 지나갔다.

회족거리
노점에서 만두피를 미는 상인들이 보였다. 흰 모자를 쓴 남자와 여자가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回坊이라 적힌 대문을 지나자 거리 전체가 시장이었다.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히며 오갔다.

화덕에서 막 구운 빙땅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반죽 냄새가 골목까지 퍼졌다.

옆 좌판에는 양고기 꼬치가 산더미였다. 화로 위로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나무 기둥에 걸어 둔 엿가락을 장인이 늘였다 접었다 했다. 팔을 벌릴 때마다 엿가락이 허공에서 출렁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지켜봤다.

밤이 된 도시
저녁, 높은 곳에서 도로를 내려다봤다. 차와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대륙의 인위적인 웅장함이었다.

다음에 또 이 도시에 올 일이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