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2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6×6 필름 한 롤을 들고 강릉으로 향했다. 야시카 멧 124G에 담긴 프레임은 열두 장 중 아홉 장만 살아남았다. 아들과 둘이서 바다부터 채웠다.

강릉 바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파도 끝에서 아들과 낯선 아이가 함께 뛰논다. 둘 다 신발을 벗고 물살을 가른다. 방파제 너머로 노란 등표 하나가 서 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파도가 발목을 적시자 아이가 카메라 쪽으로 돌아섰다. 등 뒤로 노란 등표가 그대로 걸렸다. 반바지 밑단이 벌써 젖어 있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등을 보이며 바다 쪽으로 더 걸어 들어간다. 시선은 등표에 고정돼 있다. 모래 위 발자국이 파도에 하나씩 지워졌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안전선 깃발이 바람에 눕는다. 아이는 그 옆을 지나 물속으로 몇 걸음 더 들어갔다. 방파제 끝에 등대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러시가드 어깨까지 파도에 다시 젖는다. 저 멀리 배 한 척이 지나가며 흰 항적을 남겼다. 파도가 발밑에서 부서지고 있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결국 모래 위에 주저앉았다. 밀려온 파도가 다리를 덮었다 물러난다. 등표 두 개가 수평선 위에 작게 걸려 있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같은 자리, 조금 더 가까이서 한 장 더 눌렀다. 등이 동그랗게 말려 있다. 물거품이 발끝까지 밀려왔다 흩어졌다.

속초 설악산 초입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강릉을 떠나 속초 설악산 초입에 들렀다. 분홍 버킷햇을 쓴 아이가 접은 우산을 바닥에 끌며 걷는다. 여행용 오토바이 한 대가 나무 그늘 아래 세워져 있었다.

강릉 바다와 설악산 초입, 필름 한 롤 사진

정자 아래 벽화 앞에서 팔을 벌리다 셔터보다 먼저 움직였다. 초점도 자세도 흔들린 채로 남았다. 그래도 그날의 걸음은 이 한 장에 다 담겼다.

필름 한 롤로 바다에서 산 초입까지 하루를 오갔다. 다음 롤도 6×6으로 채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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