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에서 내려다본 갈라진 바위와 파도

형님과 떠난 부산, 하룻밤 번개 여행

5월 중순, 형님과 갑작스레 부산으로 향했다. 계획 없이 나선 걸음이라 짐도 가벼웠다. 밤에 도착해 다음 날 오후까지 이어진 하룻밤이었다.

밤, 어시장 골목

골목은 비에 젖어 있었다. 좌판은 이미 정리에 들어갔고 우산 몇 개만 펼쳐진 채였다. 가로등 아래 한 사람이 남은 짐을 살피고 있었다.
창고 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인파가 줄지어 서 있었다. 바닥 가득 놓인 생선 앞으로 다들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매를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사람들 어깨너머로 번호판만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나오니 부두였다. 배 몇 척이 정박해 있고 건너편 도시는 불빛으로 덮여 있었다. 그 빛이 물 위로 길게 번져 있었다.

아침, 해안 산책로

다음 날 아침, 숲길을 따라 걸었다. 초록이 우거진 사이로 좁은 도로가 나 있었다. 난간 너머로 사람 몇이 앞서 걷고 있었다.
형님은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었다. 나무 사이 바다를 향해 한참 사진을 찍었다. 뒷모습만으로도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산길이 끝나는 자리에 바다가 펼쳐졌다. 작은 섬 하나가 물 위에 떠 있고 그 뒤로 도시가 흐릿하게 이어졌다. 배 한 척이 섬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절벽 끝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바위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파도를 맞고 있었다. 초록 물빛이 바위 사이사이로 부서지고 있었다.

점심 무렵, 노점

허기가 질 무렵 떡볶이 노점 앞에 섰다. 큰 철판 가득 떡과 어묵이 고추장 양념에 뒤덮여 있었다. 국자 두 개가 양쪽에 꽂혀 있었다.
옆 가게엔 튀김이 산더미로 쌓여 있었다. 오징어튀김, 고추튀김, 야채튀김이 종이컵마다 담겨 있었다. 주인은 그 앞에서 무언가를 뒤적이고 있었다.

오후, 죽도시장

오후 늦게 도착한 곳은 죽도시장이었다. 아치형 간판 아래로 사람들이 끝없이 오갔다. 알록달록한 우산이 겹쳐 있고 시장 안쪽까지 인파가 이어졌다.

짐도 계획도 없이 나선 걸음이었지만, 밤부터 오후까지 부산을 꽤 돌아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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