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등진 방화수류정

화성 공룡알 화석지에서 수원화성 노을까지

화성 시화호 간척지의 공룡알 화석지와 수원화성을 하루에 돌아본 날의 기록이다.

화성 공룡알 화석지

공룡알 화석지 입구에 쥬라기마을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갈색 바탕에 하얀 글씨, 오래된 관광지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이다. 이 표지판을 지나면 넓은 습지가 펼쳐진다.

전시관 안에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공룡 뼈 화석이 유리 진열장에 놓여 있다. 실제 크기의 골격 모형도 함께 세워져 있어,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발굴 현장이었음을 보여준다.

습지 위로 놓인 나무 판자길을 가족이 나란히 걷는다. 양옆으로는 갈대와 염생식물이 자라 있고, 발밑으로는 갯벌이 드러나 있다.

손글씨 느낌의 안내판에 “여기가 공룡알화석 이예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정겨운 표현이다. 팻말 너머로 실제 화석이 있었다는 자리가 낮은 둔덕으로 남아 있다.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깎인 붉은 절벽이 드러나 있다. 지층의 결이 그대로 보여, 이곳이 백악기 퇴적층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습지 한쪽으로 갈대가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삭이 흔들린다.

습지 한가운데, 잎을 다 떨군 마른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주변이 온통 낮은 풀과 갯벌뿐이라 나무의 존재감이 크다.

수원화성

수원천 위로 놓인 화홍문의 홍예 다리를 지난다. 일곱 개의 수문 아래로 물이 흘러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수원천을 따라 분수가 솟아오르고, 물가로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가 함께 흔들린다.

방화수류정이 노을을 등지고 서 있다. 정자의 검은 실루엣과 붉게 물든 하늘이 대비를 이룬다.

성곽길을 따라 공심돈이 보인다. 벽돌로 쌓아 올린 곡선이 해 질 무렵 빛을 받아 부드럽게 드러난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니 수원천을 따라 등불이 하나둘 켜진다. 물 위에 비친 불빛이 하루의 마무리를 알린다.

낮의 습지와 밤의 성곽. 같은 날 서로 다른 두 풍경을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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