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나고야 홀로 여행, 비와호에서 야경까지
2022년 12월, 혼자 나고야로 향했다. 비와호와 교토, 이세신궁을 거쳐 나고야로 돌아오는 사흘 일정이었다. 연말 인파를 피할 생각이었지만 완전히 착각이었다.
비와호, 나무 한 그루
가는 길에 비와호에 들렀다. 아침 호수는 조용했다.

표지판 하나가 물가에 박혀 있었고 갈대가 그 옆에서 흔들렸다. 구름이 낮게 깔려 수면과 하늘의 경계가 흐릿했다.

나무 한 그루가 들판 가운데 홀로 서 있었다. 흑백으로 옮기니 가지 끝까지 또렷해졌다. 주변에는 다른 나무가 없었다.

같은 나무를 컬러로도 담았다. 하늘은 맑았고 풀밭은 누렇게 말라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아이오닉과 마주친 식당
이동하다 눈에 띈 식당에 들렀다.

간판에는 ‘味どころ 喜多呂’라고 적혀 있었다. 기와지붕에 나무 창살, 시골 식당의 전형적인 모양새였다.

주차장에는 아이오닉 한 대가 서 있었다. 일본에서 한국 차를 보는 일은 드물어서 두 번 쳐다봤다. 번호판만 아니었다면 한국인 줄 알았을 차였다.
교토, 인파 속으로
나고야에서 더 볼 곳이 마땅치 않아 교토로 넘어갔다.

좁은 돌길에 사람이 가득했다. 연말연시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걷는다기보다 떠밀려 가는 쪽에 가까웠다.

작은 절 앞에도 줄이 늘어서 있었다.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새해를 맞는 참배객들이었다.

계단으로 이어진 골목도 인파로 막혀 있었다. 붉은 원뿔형 표지가 길 한쪽을 지키고 서 있었다.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걸었다.
이세신궁의 새해
다음 날은 이세신궁으로 향했다.

참배로 양옆으로 나무가 빽빽했고 사람들은 그 사이를 줄지어 걸었다. 삼나무 냄새가 짙었다.

숲길은 한참 이어졌다.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져 내렸다. 사람들 말소리도 여기서는 잦아들었다.

본전 앞은 사람으로 메워져 있었다. 새해를 앞둔 참배 행렬이었다. 지붕의 나무 골조가 오래된 세월을 그대로 드러냈다.
요코야마 전망대
이세신궁에서 나와 요코야마 전망대에 올랐다.

아고만의 리아스식 해안이 발아래 펼쳐졌다. 섬과 만이 톱니처럼 맞물려 있었다.

전망대 계단에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바다를 보고 있었다. 바람이 꽤 셌다. 그래도 다들 자리를 뜨지 않았다.

물빛이 짙은 녹색과 옅은 청록으로 겹겹이 나뉘어 있었다. 양식장으로 보이는 하얀 부표 줄이 만 곳곳에 떠 있었다. 한참을 그대로 서서 봤다.
나고야성 주변
나고야로 돌아와 성 주변을 걸었다.

오래된 관공서 건물이 소나무 사이로 서 있었다. 나고야성이라는 표지판이 길을 알려줬다.

해자를 가로지르는 다리에도 사람이 줄지어 있었다. 성벽 돌은 크고 단단하게 쌓여 있었다. 하늘만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나고야, 밤
해가 지고 나서 다시 시내로 나왔다.

등롱이 줄지어 걸린 상점가에 불이 켜졌다. 자동차 몇 대가 천천히 그 아래를 지나갔다.

등불 색이 붉고 노랗게 번갈아 빛났다. 낮의 인파는 사라지고 거리는 한산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아내와 아들 생각이 자꾸 났다. 혼자 걷는 여행도 나쁘지 않았지만, 다음엔 같이 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