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도쿄 출장의 기록
2010년 4월, 살면서 처음 나라 밖으로 나갔다. 목적지는 도쿄, 이틀짜리 출장이었다. 동행이 있었고 공항에서부터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렀다.
4월 8일, 첫 비행
탑승교 옆으로 다른 항공사의 파란 기체가 서 있었다. 창마다 불이 꺼져 있었고 활주로 바닥에 그림자가 길게 누워 있었다.

탑승은 트랩을 걸어 오르는 방식이었다. 빨간 패딩을 입은 사람이 가방 두 개를 메고 앞서 올랐다. 꼬리날개에는 붉은 학이 그려져 있었다.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이 자꾸 조심스러웠다.

가까이서 본 엔진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흡입구가 시커멓게 뚫려 있었고 바닥엔 주황색 안전콘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기내식으로 크루아상이 나왔다. 안에 햄과 채소가 끼워져 있었다. 흔들리는 기내에서 찍어 초점이 나갔다.

착륙 후 활주로를 도는 동안 창밖으로 처음 보는 도장의 기체가 지나갔다. 하늘은 맑았고 구름이 듬성듬성 떠 있었다.

내려서는 연결통로를 걸었다. 통로 끝에서 빛이 하얗게 쏟아지고 있었다. 초록색 패널과 노란 장비함이 옆으로 늘어서 있었다.

터미널 창 너머로 같은 항공사의 기체가 줄지어 서 있었다. 꼬리날개마다 붉은 학이 반복됐다. 지상 조업 차량들이 그 사이를 오갔다.

검은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 두 명이 캐리어를 끌고 지나갔다. 걸음이 빨랐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내판에는 낯선 한자와 숫자가 붙어 있었다.

도쿄, 첫날 오후
점심은 장어 도시락이었다. 밥 위에 두 토막이 나란히 얹혀 있었고 양념이 반짝였다. 옆 칸엔 두부와 초록색 채소 절임이 담겨 있었다.

건물 사이로 매립지와 바다가 보였다. 굴뚝과 저장 탱크가 늘어서 있었고 인부 두 명이 공터를 걷고 있었다. 크레인 팔이 물 위로 뻗어 있었다.

저녁,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콜라를 하나 샀다. 병 모양이 한국에서 보던 것과 달랐다. 알루미늄 병에 담긴 콜라는 처음이었다.

4월 9일, 돌아오는 길
이튿날도 같은 건물 앞을 지났다. 역삼각형 지붕 두 개가 서로 맞대고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다리 같은 통로가 건물 사이를 가로질렀다. 흐린 하늘 아래서 지붕의 삼각 패턴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가로수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초록색 표지판 하나가 흐릿하게 잡혔다. 사진은 온통 흔들려 있었다.

이틀의 출장은 그렇게 끝났다. 카메라에는 49장의 사진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