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셀블라드 역사, 1841년 고텐버그에서 달까지 정리
핫셀블라드(Hasselblad)라는 이름은 중형 필름카메라를 찾다 보면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 회사가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시작했는지는 흩어진 이야기로만 돌아다닌다. 2024년 5월 스웨덴 고텐버그(예테보리, Göteborg) 출장 때 일을 일찍 마치고 핫셀블라드의 흔적이 남은 미술관 앞 광장을 다녀왔다. 이 글은 그때 찍은 사진과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을 맞춰, 1841년부터 지금까지를 입문자 눈높이로 정리한다.
한눈에 보는 결론
- 출발점은 카메라 공장이 아니라 1841년 고텐버그의 무역 상사 F.W. Hasselblad & Co.다.
- 카메라 제조는 1940년 스웨덴 공군의 항공 카메라 의뢰에서 시작됐다. 첫 제품은 1941년의 HK-7이다.
- 1948년 1600F가 첫 민수용 카메라이고, 1957년 500C가 셔터를 렌즈 안으로 옮기면서 지금의 핫셀블라드 모습이 굳었다.
- 1962년 머큐리 8호부터 우주에 갔고,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카메라 본체 12대가 달 표면에 남았다.
- 필름 V 시스템은 2013년 503CW 단종으로 끝났고, 2016년 X1D부터 미러리스 중형 디지털로 이어진다.
- 고텐버그에는 카메라 박물관 대신 미술관 안의 사진 전시관 ‘핫셀블라드 센터’와 빅토르 핫셀블라드 동상이 있다.
연표로 보는 핫셀블라드
| 연도 | 일 | 근거 |
|---|---|---|
| 1841 | F.W. Hasselblad & Co. 설립(고텐버그)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06 | 빅토르 핫셀블라드 출생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08 | 사진 사업용 회사 Hasselblad Fotografiska AB 설립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40~1941 | 공군 의뢰, 항공 카메라 HK-7 양산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48 | 1600F 발표(10월 6일, 뉴욕)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57 | 500C 출시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62 | 머큐리 8호에 500C 탑재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69 | 아폴로 11호, 핫셀블라드 데이터 카메라(HDC)로 달 표면 촬영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1978 / 1979 | 빅토르 사망 / 에르나·빅토르 핫셀블라드 재단 설립 | 공식 연혁 / 재단 홈페이지 |
| 2006 | 503CWD 출시, 고텐버그 동상 제막(탄생 100주년) | 공식 연혁 / Hasselblad Historical |
| 2013 | 503CW 단종, V 시스템 종료 | Imaging Resource 보도 |
| 2016 | X1D 출시 |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
| 2017 | DJI가 지분 과반 인수(보도) | TechCrunch 보도 |
1841년, 카메라보다 상사가 먼저였다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은 이야기를 1841년에서 시작한다. 빅토르 핫셀블라드가 태어나기 65년 전이다. 빅토르의 증조부 프리츠 빅토르 핫셀블라드가 고텐버그에 세운 무역 상사 F.W. Hasselblad & Co.다. 사진 관련 수요가 커지자 1908년에 사진 사업을 따로 떼어 Hasselblad Fotografiska AB를 세웠다. 빅토르는 1906년에 이 집안의 손자로 태어났고, 1943년에 F.W. Hasselblad & Co.를 넘겨받아 대표가 됐다.

1940년, 공군 카메라 HK-7
카메라 제조의 출발점은 1940년이다. 스웨덴 공군이 회수한 독일 항공 카메라를 보여 주며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냐고 물었다. 공식 연혁에 남은 빅토르의 답은 “No, not one like that, but a better one.”이다. 같은 해 4월 고텐버그 도심의 자동차 공장 창고에 작업장을 차렸고, 1941년부터 손에 드는 항공 카메라 HK-7을 양산했다. HK-7은 1941~1943년에 240대가 나왔고, 1941~1945년 사이 공급한 카메라는 모두 342대다.
1948년 1600F, 첫 민수용 카메라
전쟁이 끝나고 빅토르는 일반 사진가용 카메라로 방향을 틀었다. 1948년 10월 6일 뉴욕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1600F가 핫셀블라드의 첫 민수용(consumer) 카메라다. 공식 연혁은 초기 카메라가 기술적으로 뛰어났지만 내부가 매우 섬세했다고 적는다. 직원들은 정밀 부품을 잘 만드는 시계 기술자였지만, 손에 들고 쓰는 카메라의 기계적 부하를 견디는 부품 제작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개량형 1000F에 대해서는 1952년 잡지 Modern Photography가 필름 500롤을 쓰고 일부러 두 번 떨어뜨려도 고장 나거나 틀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957년 500C, 셔터를 렌즈 안으로
지금 사람들이 ‘핫셀’이라고 부르는 네모난 카메라는 1957년 500C에서 굳었다. 핵심 변화는 셔터 위치다. 공식 연혁의 표현으로 500C는 셔터를 카메라 몸체가 아니라 렌즈 안에 넣었다. 이런 셔터를 렌즈 셔터 또는 리프 셔터(leaf shutter)라고 한다. 공식 연혁은 이 구조 덕분에 모든 셔터 속도에서 플래시 동조가 된다고 설명한다. 렌즈는 칼 자이스(Carl Zeiss)가 맡았고, 500C 본체는 1957~1970년에 약 76,700대가 생산됐다. 모델별 차이와 지금 중고 시세는 따로 정리했다(핫셀블라드 500 시리즈 모델별 차이와 중고가).
1962년 우주, 그리고 달
핫셀블라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 중 하나는 우주다. 1962년 10월 머큐리 8호(MA-8)에 월터 시라(Walter Schirra)가 개조한 500C와 Planar 80mm f/2.8을 가져갔다. 공식 연혁에 따르면 개조한 필름 매거진으로 보통 12장 대신 70장을 찍을 수 있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에서는 은색 핫셀블라드 데이터 카메라(HDC)에 Zeiss Biogon 60mm f/5.6을 달아 암스트롱의 가슴에 고정했다. 이 카메라에는 사진 위에 기준 격자를 남기는 레조 판(Réseau plate)이 들어갔다.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달 표면에 남겨 둔 카메라 본체는 모두 12대이고, 지구로는 필름 매거진만 돌아왔다.
필름의 끝과 디지털 이후
빅토르는 1978년 72세로 세상을 떠났고, 재산 대부분을 재단에 남겼다. 에르나·빅토르 핫셀블라드 재단은 1979년에 세워졌고 자연과학과 사진 분야의 연구·교육을 지원한다. 500 시리즈의 마지막 모델은 2006년 디지털 백 CFV와 짝지은 503CWD다. 2013년 4월 핫셀블라드는 503CW 단종과 함께 V 시스템을 끝냈다. 당시 대표는 “Everything has its place in time.”이라고 말했다. 이후 2016년 X1D로 미러리스 중형 디지털 시대를 열었다. 2017년 1월에는 드론 회사 DJI가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DJI는 당시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고텐버그에서 본 핫셀블라드
출발 전에는 ‘핫셀블라드 박물관’이 있다고 기억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카메라를 진열한 박물관이 아니었다. 괴테플라첸(Götaplatsen) 광장의 고텐버그 미술관(Göteborgs konstmuseum) 건물 한쪽에 사진 전시관 ‘핫셀블라드 센터(Hasselblad Center)’가 들어 있다. 재단이 운영하는 이 전시관은 1980년부터 이어진 핫셀블라드 상 수상 전시를 연다.



미술관 옆에는 빅토르 핫셀블라드 동상이 서 있다. Hasselblad Historical 자료에 따르면 탄생 100주년인 2006년에 제막했다. 동상은 코트를 입고 두 손으로 상자 모양 카메라를 몸 앞에 들었다.

확인 체크리스트: 고텐버그의 핫셀블라드 흔적
| 장소 | 무엇이 있나 | 직접 확인 |
|---|---|---|
| 괴테플라첸, 고텐버그 미술관 | 사진 전시관 핫셀블라드 센터 | 외관·간판 확인 |
| 미술관 옆 | 빅토르 핫셀블라드 동상(2006) | 확인 |
| Ekmansgatan 8 | 재단 도서관·자료실(사전 예약) | 가지 않았다 |
| Kungsportsplatsen | 빅토르가 1937년 연 Victor Foto 매장 자리 | 가지 않았다 |
| Örgryte 옛 교회 | 빅토르·에르나 묘 | 가지 않았다 |
메카니컬 매력 포인트
- 셔터를 렌즈마다 넣은 구조: 본체는 상자, 셔터는 렌즈, 필름은 매거진(magazine)이 맡는다. 부품을 나눈 덕분에 렌즈를 바꾸면 셔터도 새것이 되고, 공식 연혁 기준으로 모든 속도에서 플래시가 동조된다.
- 모듈 구성: 렌즈, 필름 매거진, 파인더, 초점 스크린을 따로 바꾼다. 2006년 503CWD가 필름 매거진 자리에 디지털 백을 끼운 것도 이 구조 덕분이다.
- 후기형 본체 재질: 501CM 사용설명서(20쪽)는 본체 외피를 알루미늄 합금 한 덩어리 주조(cast in one piece)로 적는다. 배터리 없이 움직이는 기계식이다.
자주 묻는 질문
핫셀블라드는 어느 나라 회사인가?
스웨덴 고텐버그에서 시작한 회사다. 1841년 무역 상사로 출발했고, 카메라는 1941년 HK-7부터 만들었다. 2017년에 DJI가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달에 남은 핫셀블라드는 몇 대인가?
공식 연혁 기준으로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카메라 본체 12대가 달 표면에 남았다. 필름 매거진만 지구로 가져왔다.
핫셀블라드 필름카메라는 언제 단종됐나?
2013년 4월 503CW 단종 발표와 함께 V 시스템이 끝났다. 500C가 나온 1957년부터 따지면 50년이 넘게 이어진 계열이다.
고텐버그에 핫셀블라드 박물관이 있나?
카메라 박물관이 아니라 고텐버그 미술관 안의 사진 전시관 핫셀블라드 센터가 있다. 카메라 진열보다 사진 전시가 중심이다. 동상은 미술관 바로 옆에 있다.
단점과 한계
핫셀블라드 공식 연혁 페이지에는 연도가 빠진 대목이 많다. H 시스템 출시 연도나 1970~90년대 소유권 변동은 공식 문서에서 확인하지 못해 이 글에 넣지 않았다. DJI 인수와 V 시스템 종료는 언론 보도 기준이다. 고텐버그에서는 미술관 주변만 둘러봤고, 재단 자료실과 옛 공장 터는 가지 못했다. 핫셀블라드 카메라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정리
핫셀블라드의 역사는 상사, 공군 카메라, 민수용 카메라, 우주 순서로 읽으면 흐름이 잡힌다. 그중 1957년 500C의 렌즈 셔터 구조가 반세기 넘게 이어진 V 시스템의 뼈대였다. 디지털 바디보다 마음이 가는 쪽은 필름 500 시리즈다. 디지털 쪽은 907X CFV 100C를 정리한 글과 X2D II 100C를 정리한 글에 있다. 고텐버그에 다시 간다면 동상 앞에서 끝내지 않고 재단 자료실을 예약해 들를 생각이다.
참고한 자료
- Hasselblad, Victor Hasselblad
- Hasselblad, How it all started
- Hasselblad, The first consumer camera
- Hasselblad, 500 Series
- Hasselblad, Hasselblad in space
- Hasselblad, X1D
- Hasselblad Foundation, About us
- Göteborg & Co, Hasselblad Center
- Hasselblad Historical, 고텐버그의 핫셀블라드 장소(비공식 자료)
- Imaging Resource, V 시스템 종료 보도(2013-04-29)
- TechCrunch, DJI 지분 인수 보도(2017-01-05)
- Hasselblad 501CM 영문 사용설명서(cameramanuals.org 보관본)
조사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