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015년 FM2 필름과 2016년 D4 비교

2015년 3월, FM2와 필름

2015년 3월, 겨울이 끝나 가던 제주에 필름 카메라 FM2를 들고 갔다. 해변 모래는 하얗고 물빛은 옥색이었다. 멀리 풍력 발전기가 수평선 위에 작게 섰다. 바람이 세서 모래가 발목에 부딪혔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연한 하늘색이었다.

옥빛 바다와 모래사장이 이어진 제주 해변

150308 (제주도)

같은 해변을 조금 옆에서 한 장 더 찍었다. 마른 풀이 모래 언덕을 덮었다. 바다 쪽으로 검은 바위 띠가 길게 누워 있었다. 해안선을 따라 낮은 집들이 이어졌다. 파도가 여러 겹으로 밀려왔다.

옥빛 바다와 모래사장이 이어진 제주 해변

검은 바위에 파도가 부서졌다. 바다 건너 낮은 섬이 하나 떠 있었다. 섬 가운데가 봉긋하게 솟아 있었다. 바위 사이로 흰 거품이 밀려 들어왔다. 물빛은 바위 가까이에서 옥색, 멀리서 짙은 파랑이었다.

파도가 치는 검은 바위 너머로 보이는 섬

주상절리 절벽 사이로 폭포 두 줄기가 떨어졌다. 세로로 두 장을 찍었다.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절벽에 부딪혀 크게 울렸다. 절벽 위쪽에는 초록 풀과 나무가 매달려 있었다. 물보라 때문에 가까이 갈수록 렌즈가 젖었다.

주상절리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두 줄기 폭포

한 장은 조금 가까이 다가가 찍었다. 절벽 바위가 기둥처럼 세로로 갈라져 있었다. 물이 떨어지는 자리 아래 웅덩이가 생겼다. 두 줄기 가운데 오른쪽 물줄기가 더 굵었다.

주상절리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두 줄기 폭포

폭포 아래 바위에 한 사람이 앉아 물줄기를 올려다봤다. 파란 패딩이 회색 바위 사이에서 도드라졌다. 3월인데도 두꺼운 외투가 필요했다. 둥근 바위가 폭포 아래를 가득 메웠다. 절벽 틈에는 초록 이끼가 끼어 있었다.

바위 위에 앉아 폭포를 보는 사람

실내로 들어서자 벽돌 벽과 나무 기둥이 보였다. 아이 하나가 계단 난간을 잡고 이쪽을 봤다. 실내 조명이 붉어 필름 색이 따뜻하게 나왔다. 노출이 모자라 벽돌이 짙은 갈색으로 가라앉았다. 이 롤에서 유일한 실내 컷이었다.

벽돌 벽 실내 계단 난간 옆의 아이

회색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갔다. 제주 하늘에는 비행기가 자주 보였다. 구름 없이 흐린 하늘이라 비행기만 또렷했다. 날개와 꼬리가 작은 십자처럼 찍혔다. 필름 한 컷을 하늘에만 썼다. 공항이 가까운 섬이라는 것이 사진에도 남았다.

회색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

바닷가에 울퉁불퉁한 바위가 솟아 있었다. 필름 특유의 푸른빛이 바다에 돌았다. 바위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파도는 바위 발치에서 잔잔하게 일렁였다. 바위 모양이 보는 방향마다 달라졌다.

바다 앞에 솟은 울퉁불퉁한 바위

2015년 FM2로 찍은 필름사진들

2016년 9월, D4

1년 반 뒤인 2016년 9월에는 D4를 들고 다시 갔다. 우도의 해안 절벽 위로 풀밭이 펼쳐졌다. 하늘은 짙은 파랑이었다. 광각으로 찍어 구름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절벽 아래 바다는 짙은 남색이었다. 앞쪽 풀잎이 바람에 한쪽으로 누웠다.

파란 하늘 아래 우도 해안 절벽과 풀밭

160910 (우도)

우도 해안 도로에는 천막 노점과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관광객이 길을 오갔다. 길가에 주황색 라바콘이 서 있었다. 언덕 쪽 풀밭이 도로 옆까지 내려왔다. 전동 스쿠터 한 대가 가게 앞에 세워져 있었다. 겨울에 봤던 한적한 해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천막 노점이 선 우도 해안 도로

제주 해안에는 현무암이 넓게 깔려 있었다. 구름이 하늘 절반을 덮었다. 바위 사이 물웅덩이에 하늘이 비쳤다. 멀리 수평선 끝에 방파제가 보였다. 바위마다 작은 구멍이 촘촘했다. 썰물 때라 바위 띠가 바다 쪽으로 멀리까지 드러나 있었다.

구름 낀 하늘 아래 현무암이 깔린 제주 해안

160910 (제주도)

1년 반뒤에 D4로 찍은 사진들

사람을 빼고 올릴려니 올릴 사진이 없네

필름과 디지털, 두 계절의 제주

필름 사진은 색이 부드럽고 하늘이 옅게 나왔다. 겨울 끝자락의 낮은 해가 모래와 바다를 연하게 비췄다. D4 사진은 하늘이 짙고 대비가 강했다. 초가을 햇빛이 강했고 광각 렌즈가 구름을 크게 늘렸다. 같은 섬인데 카메라와 계절에 따라 인상이 달랐다. 사진을 고르다 보니 사람이 나오지 않은 컷이 많지 않았다. 이 글에는 필름 9장, D4 3장만 남았다. 필름 사진은 해변과 폭포, 바위처럼 섬의 풍경 위주였다. D4 사진은 우도의 절벽과 거리, 해안이었다. 다시 간다면 비수기인 겨울 끝자락을 고르겠다. 필름도 두 롤쯤 챙기겠다.

15년 겨울의 막바지와 16년 초가을 비교하자면 난 겨울에 가는게 더 좋았다.이제 제주도는 안간다. 넘치는 관광객,넘치는 투자자본 속에 제주도는 섬자체가 거대한 리조트가 된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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