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신흥사, 통일대불까지 걸은 오후
돌사자가 지키는 다리를 건넜다. 산줄기가 다리 너머로 겹겹이 섰다.

다리 위, 아들이 난간에 기대 계곡을 내려다봤다.

소나무 숲길, 자갈밭 위에 섰다. 빛이 낮게 깔렸다.

돌사자 아래 바위를 짚었다. 산봉우리가 구름 사이로 드러났다.

같은 자리에서 다시 한 장. 산꼭대기 바위가 선명했다.

돌난간에 걸터앉았다. 표정이 편안했다.

다리를 건너 걸어 나갔다. 사자상이 옆으로 지나갔다.

숲을 등지고 섰다. 웃음이 옅게 번졌다.

그늘 속, 다시 한 장. 빛이 부족해 실루엣에 가까웠다.

이정표 앞에 섰다. 울산바위와 신흥사 방향이 나란히 적혔다.

같은 자리, 산등성이가 저녁 빛에 물들었다.

청동 좌불상 아래, 작게 섰다.

불상을 마주 보고 한 장 더. 산줄기가 불상 뒤로 둘렀다.
신흥사 초입에서 대불까지, 짧지만 굽이진 산길이었다.
오후엔 다시 Yashica Mat-124G로 바꿔 들었다. 필름은 코닥 골드 200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