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이조 팀랩, 후쿠오카 실내 전시
후쿠오카 페이페이돔 옆 보스 이조에서 팀랩 전시를 봤다. 실내라 태풍 이후 날씨를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입구 옆 자전거 거치대에는 자전거가 빼곡했다. 아들이 거치대 사이로 먼저 걸어 들어갔다. 바닥에는 흰 선이 그어져 있었다. 기둥에는 작은 표지판이 붙어 있었고, 뒤로 주차된 흰 차가 보였다. 빨간 티셔츠가 회색 주차장에서 도드라졌다. 앞쪽 주황색 자전거 안장이 화면을 가렸다.

건물 입구에 자전거가 줄지어 서 있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공간에 영상이 이어졌다.
꽃과 폭포 영상
첫 방은 어두웠다. 벽 한쪽에서 흰 폭포가 쏟아지는 영상이 흘렀다. 아들의 몸에도 꽃 그림자가 비쳤다. 발밑까지 영상이 이어져 방 전체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분홍 꽃이 바닥 가장자리에 무더기로 피었다가 사라졌다. 벽과 바닥의 경계가 잘 보이지 않았다. 아들의 그림자만 영상 위에 검게 남았다.

벽면 가득 꽃과 폭포 영상이 흘렀다. 색이 계속 바뀌며 움직였다.
반사 바닥과 빛 궤적
다음 방은 바닥이 검게 반들거렸다. 천장에서 내려온 빛줄기가 바닥에 비쳐 두 배로 늘어났다. 다른 관람객들도 발밑을 보며 천천히 걸었다. 풀잎 같은 선이 바닥에서 위로 솟았다. 아들은 빛줄기 사이를 한 걸음씩 옮겨 다녔다. 멀리 방 끝에 사람들의 실루엣이 작게 서 있었다. 바닥에 흰 동그라미 무늬가 떠다녔다.

바닥이 거울처럼 반사돼 빛 궤적이 위아래로 겹쳐 보였다.
나비 벽
나비 방에서는 나비가 벽을 타고 날아다녔다. 아들이 몸을 숙여 바닥 쪽 나비를 쫓았다. 영상 빛이 얼굴과 옷에 얼룩처럼 번졌다. 손을 뻗으면 나비가 흩어지는 듯 보였다. 바닥의 나비는 노랑과 파랑이 섞여 있었다. 오른쪽 끝에는 붉은 꽃 영상이 조금 걸렸다.

벽 가까이 선 아들이 고개를 들었다. 파랑과 노랑 나비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나비 크기가 손바닥만 했다. 벽 모서리가 비스듬히 꺾여 있어 나비가 두 면을 넘나들었다. 아들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반바지 아래 다리에도 나비 그림자가 비쳤다.

나비 영상이 벽을 가득 채웠다. 아들이 벽 가까이 다가가 나비를 봤다.
컬러볼과 꽃의 방
공 방의 벽에는 색색의 반구가 촘촘히 박혀 있었다. 공마다 무늬가 달랐다. 아들이 그 앞에서 두 팔을 벌렸다. 빨강, 파랑, 초록 공이 줄을 맞춰 벽을 덮었다. 공 표면에는 작은 꽃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아들이 서 있는 자리만 공이 가려졌다. 벽 위쪽까지 같은 공이 끝없이 이어졌다.

다음 방은 색색의 공이 벽을 채운 공간이었다.
분홍 꽃 방에서 아내와 아들이 나란히 섰다. 꽃잎이 벽과 바닥을 천천히 흘러내렸다. 아내의 가방은 발 옆 바닥에 놓여 있었다. 짙은 파란 바탕 위로 분홍 꽃송이가 크게 피었다. 두 사람 뒤로 벽이 둥글게 휘어져 있었다. 바닥에도 가는 물결무늬가 흘렀다.

이어진 방은 온통 분홍 꽃으로 덮여 있었다. 아내와 함께 방을 지나갔다.
흰 풍선의 방
흰 풍선 방은 발 디딜 틈이 적었다. 풍선을 밀면 옆 풍선으로 색이 번졌다. 아들이 풍선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웃었다. 풍선은 사람 키보다 컸다. 바닥에는 반짝이는 은색 천이 깔려 있었다. 초록, 분홍, 주황 빛이 풍선마다 달랐다. 머리 위에도 큰 풍선이 떠 있었다. 뒤쪽에서 다른 관람객들이 풍선을 밀며 지나갔다.

마지막 방은 흰 풍선이 가득했다. 풍선이 부딪히며 색이 바뀌었다. 여기서 관람이 끝났다.
그때와 지금
어두운 방이 대부분이라 흔들린 사진이 많았다. 영상이 계속 바뀌어서 같은 자리에서도 색이 매번 달랐다. 아들이 움직이는 순간은 대부분 흐리게 찍혔고, 멈춰 서서 벽을 볼 때만 윤곽이 또렷했다. 다음에는 셔터 속도를 조금 더 빠르게 두고 감도를 올려 찍겠다.
방마다 주제가 뚜렷했다. 폭포와 꽃, 빛 궤적, 나비, 색 공, 분홍 꽃, 흰 풍선 순서로 이어졌다. 어두운 방에서 시작해 마지막 풍선 방에서 밝아지는 흐름이었다. 사진 여덟 장이 그 순서를 그대로 따라갔다.
비가 오거나 더운 날 아이와 가기 좋은 실내 전시였다. 바닥까지 영상이 비치는 방이 많아 사진마다 옷 색이 영상 색으로 물들었다. 아들의 빨간 티셔츠도 방마다 다른 색으로 찍혔다. 규슈에 다시 가면 한 번 더 들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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