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일 기념 셀프사진

아들이 세상에 나온지 벌써 50일…

비싼 카메라 뒀다 뭐하리 사진이나 찍자 하여 집안에서 셀프 촬영을 했는데…

준비한 것에 비하면 잘 찍은 듯

옷 입히기

거실 소파 위에 담요를 깔았다.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아들은 팔다리를 휘저었다. 소매에 팔을 넣으려 하면 주먹을 쥐고 버텼다.

소파 위 담요에 누워 옷을 갈아입는 아기

이쁜 옷을 입힐려고 하는데 격정적으로 거부한다…

고양이 얼굴이 그려진 턱받이를 채웠다. 담요 위에 눕히자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옆에 벗겨 둔 손수건이 구겨져 있었다.

고양이 턱받이를 하고 담요 위에 누운 아기

옷 입은 뒤 기분이 좋아진듯하다.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체크무늬 바지가 발목까지 내려왔다. 담요 가장자리의 빨간 테두리가 사진을 둘렀다.

고양이 턱받이를 하고 담요 위에 누운 아기

찍는 도중 재채기가 나왔다. 옆에서 손이 들어와 얼굴을 받쳤다. 눈을 꼭 감고 입을 크게 벌렸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재채기하는 아기

에취~

안겨서 앉히자 눈이 커졌다. 받쳐 주는 손 위로 턱받이 고양이가 웃고 있었다. 무릎 위 담요의 꽃무늬가 뒤로 번졌다.

안겨서 앉아 있는 고양이 턱받이 차림의 아기

같은 자세로 한 장을 더 찍었다. 이번에는 입을 꼭 다물고 정면을 봤다. 받친 손바닥이 배 위에 얹혀 있었다. 무릎 위로 꽃무늬 옷자락이 보였다.

안겨서 앉아 있는 고양이 턱받이 차림의 아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 쪽을 한참 봤다. 두 볼이 턱받이 위로 동그랗게 올라왔다. 받치던 손가락이 옷깃 옆에 보였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는 아기

love 천 앞에서

소파 등받이에 love 글씨가 쓰인 천을 걸었다. 그 앞에 토끼 인형을 두고 아들을 눕혔다. 천 모서리에 검은 방울이 달려 있었다.

love 글씨 천 위에 토끼 인형과 누운 아기

자리를 조금 옮겨 다시 눕혔다. 토끼 인형이 이번에는 머리맡에 섰다. 아들은 고개를 돌려 카메라 쪽을 봤다. 발끝이 천 밖으로 나갔다.

love 글씨 천 위에 토끼 인형과 누운 아기

천 앞에 앉히자 팔을 벌리고 발을 굴렀다. 토끼 인형이 옆으로 기울었다. 한 손은 인형 쪽으로 뻗었다. 발바닥이 카메라를 향했다.

love 글씨 천 앞에 앉은 아기와 토끼 인형

흥이 넘친다.

천 가까이 다가가 찍었다. love의 o 자리가 아들 머리에 가려졌다. 턱받이 고양이가 화면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토끼 인형은 무릎 앞에 앉혔다.

love 글씨 천 앞에 앉은 아기와 토끼 인형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오물거렸다. 인형이 어깨 옆에 붙어 있었다. 턱받이 끝이 한쪽으로 말려 올라갔다.

love 글씨 천 앞에 앉은 아기와 토끼 인형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했다. 소파 가죽이 천 밖으로 조금 드러났다.

love 글씨 천 앞에 앉은 아기와 토끼 인형

카메라를 세로로 세웠다. 토끼 인형이 아들 어깨에 기대어 섰다. 인형의 크기가 아들 상반신과 비슷했다.

세로로 담은 토끼 인형 옆에 누운 아기

눈을 반쯤 감고 인형에 기댔다. 발끝이 화면 아래로 빠져나갔다. 잠이 오는 표정이었다. 이 컷 뒤로 잠시 쉬었다.

세로로 담은 토끼 인형 옆에 누운 아기

얼굴 가까이 다가가자 볼이 화면을 채웠다. 인형의 귀가 한쪽에 걸렸다. 눈썹이 가늘게 올라갔다.

가까이서 담은 토끼 인형 옆 아기의 얼굴

입을 작게 벌리고 소리를 냈다. 두 손은 가슴 앞에 모여 있었다. 인형이 반대편에서 같이 섰다.

세로로 담은 입을 벌린 아기

옆을 바라보며 입을 크게 벌렸다. 볼이 눈 아래까지 차올랐다. 토끼 인형 귀가 얼굴 옆에 닿았다.

옆을 보며 입을 벌린 아기

기린 키재기 옆에도 눕혀 봤다. 아직 기린 목 아래에 머물렀다. 노란 기린 무늬가 옆에 길게 이어졌다.

기린 키재기 옆에 누운 아기

옷을 바꿔 입고

옷을 한 번 더 갈아입혔다. 흰 니트 원피스였다. 레이스 무늬가 목둘레를 따라 났다. 소매가 손등까지 내려왔다.

흰 니트 옷을 입고 love 천 위에 누운 아기

신혼여행때 딸 낳으면 입힐려던 여아옷을 힙혔다

아무렴 어떠냐 이쁘면 된거지

니트 무늬가 가슴에서 발끝까지 이어졌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위를 봤다. 한 손을 옆으로 벌렸다.

흰 니트 옷을 입고 love 천 위에 누운 아기

마지막은 고양이 무늬 옷이었다. 팔을 쭉 뻗고 발을 들었다. 바지에는 잎사귀 무늬가 흩어져 있었다.

고양이 무늬 옷을 입고 팔을 뻗은 아기

한쪽 팔을 앞으로 내밀고 다른 팔은 몸에 붙였다. 입술을 앞으로 모았다.

고양이 무늬 옷을 입고 팔을 뻗은 아기

이소룡 같이 아뵤 하는 듯

팔을 한쪽씩 번갈아 뻗었다. 가만히 누워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천 가운데에 등을 대고 눈을 끔뻑였다.

고양이 무늬 옷을 입고 팔을 뻗은 아기

마지막 컷에서는 두 팔을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한 손은 love 글씨 끝에 닿을 듯했다.

고양이 무늬 옷을 입고 팔을 뻗은 아기

포토북 만들고 액자뽑아야지

그때와 지금

집 안 조명만으로 찍어 색이 조금 누렇게 나왔다. 아기는 오래 가만히 있지 않아서 한 자세에 두세 컷이 한계였다. 천을 소파에 걸어 배경을 만든 것은 효과가 있었다. 다음 기념일에는 창가 빛을 쓰겠다. 옷도 두세 벌로 줄여 아이가 지치기 전에 끝낼 생각이다.

50일을 기념한 집 안 셀프 촬영, 준비는 간단했고 사진은 오래 남을 기록이 되었다. 천 한 장과 인형 하나, 옷 세 벌이면 충분했다. 100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찍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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