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에서 불국사, 그리고 동궁의 밤
2013년 연말, 대전을 지나는 길에 성심당에 들렀다. 그리고 경주로 내려가 불국사 단풍을 보고 동궁과 월지의 밤까지 걸었다.
성심당, 대전

겨울 초저녁, 성심당 간판에 불이 켜졌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진열창을 채웠다. 창 안쪽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팝콘 수레가 입구를 지켰다.
이때 화성에서 지내는 시기라서 내려가는 밤에 대전 성심당에서 빵을 사먹고 가는일이 많았었다

입구 옆에 트리가 서 있었다. 간판 불빛이 유리창에 번졌다.
사진의 분위를 보면 알다시피 연말이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종이봉투에 빵을 눌러 담았다. 앙금빵과 소보로가 한 봉투에 섞였다. 온기가 봉투 밖으로 아직 전해졌다.
불국사 가는 길
다음날 불국사 가는 길

숲길에 낙엽이 쌓여 있었다. 사람 몇이 저만치 앞서 걸었다. 초겨울인데도 단풍이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앞마당은 넓고 한산했다. 가지를 넓게 편 고목과 소나무가 마당을 둘러쌌다. 하늘이 유난히 파랬다.


석축 위로 전각이 층층이 올라가 있었다. 햇빛이 석축 모서리를 비스듬히 비췄다.


고목 가지가 석축 위로 그물처럼 뻗었다. 바닥에는 마른 잎이 쌓여 있었다.
불국사 경내

회랑 안으로 들어서자 마당이 네모나게 열렸다. 멀리 산줄기가 지붕 너머로 보였다.

소나무 사이로 다보탑이 서 있었다. 좁은 돌계단이 탑 기단을 둘러쌌다. 관람객 몇이 옆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처마 끝을 올려다봤다. 단청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었고, 나무 조각이 새의 날개처럼 뻗어 있었다. 지붕 곡선이 하늘과 맞닿았다.

다른 전각 처마도 올려다봤다. 공포가 촘촘히 짜여 있었다.


처마 모서리가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다.

전각 앞으로 작은 돌탑이 빼곡했다. 지나는 사람들이 하나씩 쌓아 올린 흔적이었다. 마른 잎이 돌 틈마다 끼어 있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기와지붕이 계단처럼 이어졌다. 담장 너머로 붉은 숲이 보였다.


붉은 기둥 사이로 건너편 전각이 보였다. 마당 바닥은 하얗게 햇빛을 받았다.

회랑 벽을 따라 내려다보면 단풍 숲이 비탈을 덮었다. 계단 아래로 산책로가 이어졌다.

이 무렵 사진에는 필름 느낌 필터를 입혔다. 색이 바래고 빛이 번졌다.
필름에 한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시기라 필터를 필름필터를 얻어서 마구잡이로 적용하던

돌계단 위에서 소나무 숲과 마당을 내려다봤다. 사람들이 작게 흩어져 걸었다.

역광 속에서 계단 난간만 검게 남았다.

전각 옆 난간에 기대 마당을 내려다봤다.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혼자 걸어갔다.

소나무 그늘 아래로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돌아 나오는 숲길

돌아 나오는 길의 숲은 바닥까지 붉었다. 낙엽이 발목 높이까지 쌓여 있었다. 나무 사이로 하늘이 하얗게 비쳤다.

낙엽 쌓인 길을 따라 사람들이 앞서 걸었다. 나뭇가지가 길 위를 덮었다.
동궁과 월지, 밤
떠나기 전 안압지에 들렀다. 해가 지자 전각에 조명이 켜졌다.


어둠이 내리자 산책로 끝 전각만 불빛으로 떠올랐다.

연못에 전각 불빛이 비쳤다. 물은 검게 가라앉았고 섬 위 나무만 노랗게 떠 있었다. 바람이 없어 물비침이 또렷했다.

연못 건너로 전각이 이어졌다. 조명이 물 위에 길게 늘어났다. 잎이 다 진 나무도 조명 아래서는 환하게 서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수면을 여러 장 담았다. 나무마다 조명 색이 조금씩 달랐다.

연못 건너편 나무들이 둥글게 빛났다. 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유난히 밝았다.



붉은 조명을 받은 석축이 연못에 길게 비쳤다.
떠나기전 안압지 야경을 찍으려 왔지만 보정을 이렇게…

잔디밭 쪽으로 물러나 전각 전체를 담았다.

멀리 전각 옆으로 조명 켜진 나무가 줄지어 섰다.

전각 하나가 어둠 속에 홀로 떠 있었다. 처마 끝까지 조명이 채워졌다. 마당은 캄캄했고 건물만 밝게 남았다.

전각 앞 바닥까지 조명이 하얗게 번졌다. 처마 아래 서까래가 하나하나 드러났다.
필터를 입혔던 그때와 지금
저번주 마미야 645를 팔고 이제 필카는 NIKON FE2만 남았다…
각설하고 다음 봄이 와야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갈 상황이라 예전 사진을 정리하고 올리는데
필터를 너무 남발했다…
한참 D7000을 가지고 많이 돌아 다녔던… 이 다음해 구매가능한 가격대가된 D800으로 기변을 했다.
같은 날 찍은 사진을 필터 입힌 것과 원본으로 나란히 놓고 보니 차이가 컸다. 필터가 단청과 단풍의 색을 덮었다. 다시 간다면 필터 없이 찍겠다.
성심당에서 불국사, 동궁과 월지까지 이어진 겨울 길은 지금도 다시 걷고 싶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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