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셀프 촬영
인형들 사이에서
100일에는 셀프스튜디오를 빌렸다. 첫 자리는 별무늬 이불 위였다. 곰 인형들 앞에 엎드리자 고개를 들고 버텼다. 인형들이 들고 있는 빨간 글자가 뒤에서 LOVE를 만들었다. 노란 옷깃이 흰 카라 위로 접혀 있었다.

노란 카디건을 입히고 인형들 사이에 앉혔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양옆 인형보다 몸집이 작았다. 뒤쪽 파란 쿠션에 흰 별이 그려져 있었다.

웃음이 한 번 터지자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두 발을 앞으로 뻗고 몸을 뒤로 젖혔다. 토끼 인형이 옆에서 기울어졌다. 카디건 단추 사이로 흰 셔츠가 보였다.

한 걸음 물러나 전체를 담았다. 새 모양 쿠션과 인형들이 소파를 따라 줄지어 섰다. 천장에서 흰 캐노피 천이 내려왔다.

같은 구도로 한 장을 더 찍었다. 이번에는 입을 다물고 인형 쪽을 봤다. 흰 침구가 화면 아래를 넓게 채웠다. 발끝이 침구 위로 살짝 올라갔다.

카메라를 세로로 세우자 천장의 별 장식까지 화면에 들어왔다. 아들은 화면 아래쪽에 작게 앉아 있었다. 은색 별 세 개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흰 옷으로 갈아입혔다. 검은 바지 위로 두 손을 모으고 앉았다. 양옆 인형이 어깨를 받쳤다. 체크무늬 쿠션이 그 뒤를 막았다.

흰 텐트 아래
다음 세트는 흰 텐트였다. 털 러그 위에 엎드려 텐트 입구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텐트 천을 잡은 손이 사진 위쪽에 보였다. 러그 털이 팔꿈치까지 덮었다.

텐트 천을 들어 올린 손이 보였다. 아들은 두 팔로 러그를 짚고 앞을 봤다. 털 러그가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왔다. 볼이 옷깃 위로 둥글게 부풀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입을 크게 벌렸다. 흰 옷깃의 검은 줄이 또렷했다.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입을 오므리고 소리를 냈다. 옷깃 가운데 단추가 앞으로 쏠렸다. 러그를 짚은 손가락이 오므라들었다.

고개를 들고 있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졌다. 한쪽 볼을 러그에 대고 쉬었다. 텐트 너머로 나무 선반이 보였다.

마지막 텐트 컷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모습이었다. 러그에 턱을 대고 눈만 이쪽을 향했다. 텐트 입구 끝에 나무 단추가 달려 있었다.

의자와 가랜드
분홍 의자에 앉히자 발을 모으고 웃었다. 뒤로 얇은 커튼과 작은 집 모양 장식이 보였다. 흰 양말 발바닥이 앞을 향했다.

라탄 의자에 넣으니 몸이 쏙 들어갔다. 나비넥타이를 맨 회색 옷이었다. 초록과 노랑 쿠션이 등 뒤를 받쳤다.

천장에는 I LOVE YOU 가랜드가 걸려 있었다. 세로로 두 장을 찍었다. 빨간 하트마다 글자가 하나씩 적혀 있었다. 의자와 아들은 화면 아래에 작게 들어갔다.

가랜드 아래 라탄 의자가 작게 보였다. 창으로 들어온 빛이 커튼을 하얗게 비췄다. 아들은 구름 쿠션을 무릎에 올리고 앉아 있었다.

구름 모양 쿠션을 옆에 두자 손으로 끌어안았다. 고개가 쿠션 쪽으로 기울었다. 회색 옷 아래로 흰 양말이 드러났다.

구름 쿠션을 머리맡에 두고 등을 기댔다. 발끝을 모으고 웃었다. 바닥에는 노랑과 검정 삼각무늬 러그가 깔려 있었다.

푸른 소파 위
마지막 자리는 푸른 소파였다. 올빼미 쿠션과 별무늬 쿠션 사이에 앉혔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났는데도 계속 웃었다. 벽에 걸린 흰 몰딩이 소파 위로 이어졌다.

한 손을 입에 가져가며 웃었다. 쿠션의 SUPER WOMAN 글씨가 어깨 옆에 걸렸다. 붉은 줄무늬가 쿠션을 세로로 갈랐다.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발을 뻗었다. 나비넥타이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올빼미 쿠션의 커다란 눈이 옆에서 내려다봤다.

마지막 컷에서도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한 시간 동안 울지 않고 버틴 날이었다. 소파 쿠션 사이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아침부터 준비해서 셀프스튜디오에 카메라 챙겨 가서 찍고 왔다
컨디션이 좋아 1시간이나 찍을 수 있었다
웃기도 잘 웃고
그때와 지금
세트를 옮길 때마다 옷을 바꿔 입혔다. 노란 카디건, 흰 카라 옷, 회색 나비넥타이 옷까지 세 벌이었다. 아이 컨디션이 좋아 준비한 자리를 모두 돌 수 있었다. 다시 한다면 세트를 셋으로 줄이고 한 자리에서 오래 찍겠다. 흰 배경 세트는 노출을 한 단계 낮추는 편이 나았다.
100일 셀프스튜디오는 준비가 번거로워도 다시 할 만한 기록이었다. 돌 사진도 같은 방식으로 찍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