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걸은 보성 녹차밭
봄이 지나가는 5월, 엄마와 함께 보성 녹차밭을 찾았다. 초록이 가장 짙어지는 계절이었다. 삼나무 숲길을 지나 차밭으로 들어섰다.
삼나무 숲길을 지나

곧게 뻗은 삼나무가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람들은 그 아래로 줄지어 걸었다. 차 소리가 멀어지고 나무 냄새가 짙어졌다. 첫 걸음부터 숲의 공기가 달랐다.
대나무 숲 아래에서

고개를 들자 대나무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줄기마다 초록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잎이 서로 부딪혔다. 그늘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차밭 사이를 걷는 엄마

단풍나무 그늘 아래로 엄마가 걸어왔다. 빨간 모자가 초록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카메라를 든 채 몇 걸음 물러나 셔터를 눌렀다. 사진 한 장에 이날의 산책이 그대로 담겼다.
굽이진 차밭 이랑

언덕을 따라 차나무가 물결처럼 이어졌다. 사람들은 이랑 사이 좁은 길을 따라 흩어져 걸었다. 능선 위로 단풍나무 몇 그루가 붉게 서 있었다. 보성 녹차밭이라 불리는 이유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초록 물결 속에 서서

엄마는 이랑 한가운데 서서 카메라를 바라봤다. 허리 높이까지 자란 찻잎이 몸을 반쯤 가렸다. 뒤로는 능선이 겹겹이 펼쳐졌다. 초록 속에 파묻힌 모습이 계절과 잘 어울렸다.
다시 숲길로

차밭을 다 둘러본 뒤 왔던 삼나무 숲길로 되돌아갔다. 굵은 나무 기둥 사이로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갔다. 들어올 때보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초록이 가장 좋을 때 다시 한 번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