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 버간, 수많은 파고다와 하루짜리 노을

    이튿날 새벽, 버간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평원 전체가 사원이라고 했다. 마차 한 대를 빌려 하루를 통째로 맡겼다. 마차로 도는 사원들 흙길 위로 마차 바퀴 소리가 났다. 마부는 말없이…

  • 쉐다곤 파고다와 양곤의 첫날

    2013년 7월 말, 혼자 미얀마로 향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로비 윌리엄스의 ‘로드 투 만달레이’를 들은 뒤였다. 노래 속 황금빛 도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표를 끊게 만들었다. 양곤, 첫걸음 공항을…

  • 형님과 떠난 부산, 하룻밤 번개 여행

    5월 중순, 형님과 갑작스레 부산으로 향했다. 계획 없이 나선 걸음이라 짐도 가벼웠다. 밤에 도착해 다음 날 오후까지 이어진 하룻밤이었다. 밤, 어시장 골목 아침, 해안 산책로 점심 무렵, 노점…

  • 오산 살던 여름, 정처 없이 걸은 서울

    아침, 봉선사 연못 오산에 살 때였다. 이렇다 할 목적지 없이 차를 몰았다. 처음 닿은 곳은 봉선사였다. 절 마당 가득 연등이 걸렸다. 못은 연잎으로 뒤덮여 물이 보이지 않았다. 백중…

  • 장마 끝자락, 대승령에서 귀떼기청봉까지

    장마 끝자락에 배낭을 다시 쌌다. 이번엔 내설악 쪽,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지나 귀떼기청봉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예보에는 비 소식이 있었다. 새벽 들머리 전날 저녁을 챙겨 먹고 밤길을 달렸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 설악산 케이블카와 신흥사

    동해안까지 내려갔다. 여전히 혼자였다. 이번 목적지는 설악산이었다. 바다와 정자 작은 포구가 눈 아래로 펼쳐졌다. 방파제 끝까지 파도가 밀려왔다. 소나무 사이로 바다색이 짙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절 지붕이 보였다….

  • 순천만습지, 갈대와 돌부처

    다음 날은 순천이었다. 여전히 혼자였다. 목적지는 순천만습지였다. 가는 길 계곡 사이로 폭포 하나가 떨어지고 있었다. 바위가 얼어 하얗게 반짝였다. 물줄기는 가늘었지만 소리는 컸다. 길가 사육장에 개 한 마리가…

  • 전주동물원, 잠든 사자와 종탑

    3월 초, 전주로 내려갔다. 혼자 나선 걸음이었다. 첫 행선지는 전주동물원이었다. 전주동물원 철창 사이로 앞발이 먼저 나왔다. 곰이었다. 발톱이 창살보다 굵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사자…